독도박물관 개관 100일…우리 것의 소중함 깨닫는 '답사 일번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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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겨레의 염원을 모아 울릉도에 건립된 독도박물관이 오는 15일 개관 1백일을 맞는다.

영토 관련 박물관으로는 국내 처음인 독도박물관은 지금까지 3만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가 울릉도의 명소로 자리잡았다.

내년 3월 망향봉의 독도 전망대에 이르는 삭도 (케이블카) 공사가 완공되면 출발지가 독도박물관 옆이어서 더욱 많은 사람들이 찾게 될 전망이다.

중앙일보가 삼성문화재단과 함께 지난 95년 광복 50주년 기념사업으로 80억원을 들여 추진, 지난 8월8일 개관한 독도박물관은 개관 1백일을 맞아 독도수호의 정신을 키우는 명실상부한 '민족의 성지 (聖地)' 가 되기 위한 제2도약을 꿈꾸고 있다.

평생 수집한 독도관련 자료를 기증한 후 초대 독도박물관장으로 현장을 지키고 있는 이종학 (李鍾學) 씨는 "독도박물관을 짓고 자료들을 전시했다고 할 일이 끝난 것은 아니다" 라며 "앞으로도 독도관련 자료를 계속 발굴.수집하고 독도연구를 위한 학술대회등도 주관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독도박물관을 찾은 관람객중에는 육.해.공 3군대학 총장.목포시의회 의원단.수원시 초등학교 교감단.강릉대 답사반등이 포함돼 독도박물관은 각계각층에서 독도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의 필수답사과정이 되고 있다.

특히 일본인들의 관심도 높다.

수시로 이곳을 찾는 이들을 상대로 독도관련 '외교 전방기지'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독도박물관을 방문한 첫 일본인은 니가타 (新潟) 현 지방박물관의 이케다 (池田) 씨. 그는 李관장의 안내로 박물관을 둘러본 뒤 "독도를 한국의 것으로 인정하는 일본측 자료가 많아 놀랐다" 는 소감을 밝혔다.

9월20일에는 일본 니가타현 지방방송국팀도 방문, 李관장은 이례적으로 자료촬영을 허락하고 "감정과 말을 앞세워 독도문제를 접근하지 말고 정확한 자료로 확인해 공정하게 보도하라" 는 특별주문을 잊지 않았다.

지난달 일본을 방문한 李관장은 국립국회도서관.도쿄대 총부도서관.국립공문서관등을 방문해 독도박물관의 소장자료에 대한 복사본을 기증키로 했다.

그러나 육지와 떨어진 울릉도에 독도박물관이 자리잡고 있어 어려운 점도 많다.

李관장의 뜻처럼 단순히 전시에 그치지 않고 독도 연구.교육의 전국민적 센터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예산이 필요하다.

울릉군의 예산에만 맡길게 아니라 도 (道) 와 중앙부처의 적극적인 협조가 아쉬운 때다.

곽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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