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틴틴경제] 원화 가치 떨어지면 수출엔 유리해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6면

원화 가치가 변동하면 가정과 기업에도 많은 영향을 줍니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형이나 오빠가 외국에 공부하러 나가 있는 집은 부담이 커집니다. 달러를 바꾸기 위해 전보다 더 많은 원화를 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1달러가 1000원일 때 1000달러를 바꾸려면 100만원을 내면 됐습니다. 그러나 1달러가 1500원이 되면 150만원을 내야만 1000달러를 외국으로 송금할 수 있습니다.

또 수입 제품의 가격이 오릅니다. 10만 달러짜리 고급차의 가격은 1억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뜁니다. 달러 가격은 변하지 않았지만 원화 기준으론 가격이 50%나 오른 것입니다. 가격이 상승하면 부담을 느끼는 사람이 많아져 수요가 줄고 판매가 줄어듭니다. 최근 국내 시장에서 외제차 판매가 부진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반대로 우리 기업의 수출경쟁력은 높아집니다. 원화 가치가 달러당 1000원일 때는 10만원짜리 상품을 외국에 100달러를 받고 팔았습니다. 원화 가치가 달러당 1500원으로 떨어지면 외국에 수출하는 10만원짜리 상품의 현지 가격은 67달러(10만원/1500원)로 내려갑니다. 품질이 같은데 값이 떨어지니 해외 시장에서 더 잘 팔리겠지요?

수입이 줄고 수출이 늘어나니 무역흑자 규모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외환위기를 맞은 1998년 우리나라는 400억 달러가 넘는 무역흑자를 냈습니다. 원화 가치가 떨어져 수출경쟁력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원화 가치가 떨어진 이달 중에도 사상 최대 규모인 40억 달러의 무역흑자를 낼 것으로 정부는 예상하고 있습니다. 흑자가 나면 달러를 더 많이 벌어들일 수 있게 되고 외환시장에 달러가 풍족해지면 원화 가치는 다시 오르게 됩니다.

김원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