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기업들 합병 러시…단일통화 앞서 영업기반 확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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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최근 유럽의 대기업간에 인수.합병 (M&A) 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오는 99년초 유럽단일통화 (ECU) 출범을 앞두고 기업들이 국경을 넘나들며 영업하는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최근 유럽 기업의 M&A는 국적이 다른 기업끼리 국경을 넘어 손을 잡는 경우가 늘고 있다.

대표적인 예는 13일 이탈리아의 최대 보험사인 제네랄리가 프랑스의 보험사인 AGF를 90억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적대적인 M&A를 선언한 것. 하루 전날인 12일에는 스위스의 보험사인 취리히 그룹도 영국의 금융회사인 BAT사와 M&A를 심도있게 논의중이라고 밝혔다.

핀란드 최대 시중은행인 메리타도 13일 스웨덴의 3위 은행인 노르드반켄과 합병하기로 합의, 북유럽 최대 은행을 탄생시켰다.

이에 앞서 영국의 주류업체인 기네스는 프랑스의 고급 주류업체 LVMH사가 최대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영국의 그랜드 메트로폴리탄을 인수하겠다고 밝혔고, 이어 LVMH사도 양사의 합병에 반대하지 않겠다고 13일 발표해 세계 최대의 양조회사의 탄생을 예고했다.

이어 영국 - 네덜란드 합작 출판회사인 리드사는 네덜란드 출판회사인 월터스 클루어사와 합병하기로 합의, 세계 최대의 전문서적 출판기업을 탄생시켰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지가 14일 보도했다.

이밖에 프랑스의 시멘트회사인 라파르지는 영국의 건축재료 생산업체인 레드랜드스를 28억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밝히는 등 유럽 대기업들의 짝짓기가 봇물처럼 터지고 있다.

이에 대해 경제전문가들은 미국의 경우 증시 활황을 배경으로 M&A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데 비해 유럽은 오는 99년초 단일통화 출범을 앞두고 영업 기반을 다지기 위한 기업 M&A가 격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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