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천안 아산의 올해 서울대 입학생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복자여고 졸업생 전희원 “기피 과목도 시간 정해 공부”

“수학이 제일 싫었어요.”

 수학을 싫어한다는 복자여고 졸업생 전희원(19·사진)양은 올해 무난히 서울대 의예과 정시모집에 합격했다. 전양은 내신은 물론 수능 성적도 탁월했다. 4개(9점) 문제만 틀렸다. 그 결과 지난 서울대 입시에서 최상위 점수로 어렵지 않게 합격을 안았다.

 “타 지역 고교로 진학할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어요.”

 봉서중을 졸업한 전양은 중학교 때부터 전교 1등을 독차지하며 일찌감치 인재반열에 들어섰다. 타 지역 자사고나 특목고로 진학할 확률이 높았던 이른바 성적상위 학생이었다. 그러나 전양은 아무런 고민 없이 복자여고를 선택했다. 타 지역 과학고나 외고 등 명문고에 가야겠다는 생각은 처음부터 하지 않았다. 아버지(전윤수·48·순천향대천안병원 비뇨기과 교수)와 어머니(배은용·49) 역시 지역에 있는 학교를 가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다.
 “성실한 것 밖에는 무기가 없는데요….”(웃음)

 공부도 역시 특별할 것 없는 방법으로 했다. 오전 7시 50분쯤 일어나 등교하고 정규수업 열심히 듣고 밤늦게 야자(야간 자율학습)를 마치고 돌아오면 나머지 공부를 한 뒤 새벽 1시 전에 잠자리에 들었다. 시험 기간에는 더 일찍 잤다. 시험문제를 풀다 졸음이 쏟아지면 큰 일이기 때문이다. 시험이 끝나면 평소 읽고 싶었던 책을 읽거나 친구들과 함께 영화를 보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었다.

 “서울대 합격하고 나서 오답노트나 암기노트 빌려달라는 사람이 많은데…. 줄 게 없어요.”

 전양은 오답노트나 암기노트를 만들지 않았다. 지금 모르면 영원히 모른다는 마음가짐으로 공부했다. 학원도 주중에 한번 영어나 수학 과목만 들었고 방학 때는 물리 화학 등 과학과목으로만 제한했다. 수학 등 싫어하는 과목도 정해진 시간에 공부하고 목표량을 채우기 위해 노력했다.

 “기본에 충실 하라.”
 전양은 후배들에게 조언을 당부하자 “저 마다 자기 스타일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별로 할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싫어도 해야 하는 것은 공부 말고도 많다. 정해진 시간에 목표량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일상이 되고 자신감이 생긴다. 정해진 시간에 밥 먹고 공부하고 자는 기본에 충실했다” 등 인터뷰 도중 후배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말을 많이 남겼다.

  장찬우기자



아산고 졸업생 이종원 “한번에 끝내자는 각오로 공부”

 

“특목고나 자사고를 가야겠다는 생각은 안 해봤어요.”

 아산고를 졸업한 이종원(19·사진)군은 올해 서울대 경영대에 수시 합격했다. 이군은 중학교시절부터 전교 1등을 놓쳐본 적이 없다. 아산지역 성적상위 학생 대부분이 타 지역 명문고 진학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그는 별 고민도 없이 같은 사립재단 학교인 아산고로 진학했다. 내신 비중이 커질 것이라는 입시정책이 발표됐기 때문에 지역에 남는 것이 유리하다는 생각을 했다.

 “목표와 전략이 분명했어요.”
 고교 3년 동안 이군은 내신관리를 위해 규칙적인 생활을 했다. 또렷한 정신으로 학교수업을 충실히 듣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기 때문에 잠은 충분히 자고 정확한 시간에 일어났다. 하루 세끼를 꼬박꼬박 챙겨먹는 것은 건강유지를 위한 기본.

 주요과목 위주로 듣던 학원수업도 2학년 여름방학 때까지만 다녔다. 10시쯤 야간자율학습이 끝나면 집으로 돌아와 나머지 공부를 한 뒤 아무리 늦어도 새벽 2시 이전에 잠자리에 들었다. 아버지(이영균·56·한국기원 운영)와 어머니(방혜석·52·모아베이비 운영) 역시 이런 아들을 믿고 따라 주었다.

 “불안하지 않았어요. 자신감이 중요한 것 같아요.”
 이군은 자신을 믿었다. 긍정적인 생각이 집중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됐다. 책상에 앉으면 ‘한 번에 제대로 하자’는 생각으로 공부에만 열중했다. 선생님 말씀을 놓치지 않고 빠짐없이 필기했다. 오답노트 조차 없는 그에게 교과서와 필기노트는 가장 훌륭하고 익숙한 참고서였다.

 “타 지역 명문고를 가야 좋은 대학에 간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무슨 말을 하겠느냐는 질문에 이군은 이렇게 답했다. “특목고나 자사고의 장점도 있지만 지역 일반고의 장점도 많다. 학교별 인원 제한이 있는 경시대회 참가나 봉사활동 점수를 따는데도 지역이 훨씬 유리하다. 평소보다 문제 1개 더 틀렸다고 내신등급이 뚝 떨어지지도 않는다.”

 최고경영자(CEO), 행정고시 도전 등 아직은 많은 꿈을 그리고 있는 이군. 그는“대학에 가면 교수님과 선배들의 조언을 들어 진로를 결정하겠다”며 “지역사회를 위해 일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고 말했다.

  장찬우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