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김대중 총재 거액 비자금 폭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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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신한국당 강삼재 (姜三載) 사무총장은 7일 김대중 (金大中) 국민회의 총재가 입금액 기준으로 6백70억원 이상 규모의 비자금을 조성.관리해 왔다고 폭로했다.

姜총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그중 일부를 재벌과 사채업자를 통해 불법적으로 실명전환했다고 주장, 검찰 수사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국민회의 정동영 (鄭東泳) 대변인은 즉각 논평을 통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 며 "정치적.사법적으로 강력히 대처하겠다" 고 밝혔다.

국민회의는 긴급 간부회의에서 이회창 (李會昌) 신한국당 총재의 의혹 폭로 맞대응은 물론 姜총장에 대한 명예훼손및 선거법위반 혐의 고소등 초강경 대응방침을 결정했다.

이에따라 金총재 '비자금' 파문은 일단 사실여부를 떠나 대선정국의 뜨거운 쟁점은 물론 대선승부에도 영향을 미칠 중요 변수로 떠올랐다.

신한국당의 金총재 비자금 추적과정등에 대한 적법성 여부도 주요 쟁점으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계기사 3, 4, 5면〉 姜총장은 "金총재 비자금의 관리인은 동화은행 영업1본부장으로 있는 처조카 이형택 (李亨澤.55) 씨" 라며 "李씨는 지난 7년동안 金총재의 친인척및 자신의 친지 명의로 개설한 가.차명계좌 3백49개를 통해 2백95억1천2백75만원을 관리해왔다" 고 폭로했다.

姜총장은 "金총재는 이와함께 또다른 사람을 통해 3백75억원의 비자금을 관리해왔다는 사실도 함께 제보됐다" 며 "특히 金총재는 금융실명제 발표 이틀뒤 비자금 40억원을 대우에 부탁해 불법으로 실명전환했다" 고 주장했다.

姜총장은 또 "金총재는 노태우 (盧泰愚) 전대통령으로부터 받았다고 밝힌 20억원 외에도 최소한 6억3천만원을 추가로 받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며 상업은행 효자동지점의 盧씨 비자금 계좌에서 3억원이 인출됐음을 밝히는 전산기록표와 평민당 명의로 배서된 1억원짜리 자기앞수표 한장의 사본도 함께 공개했다.

姜총장은 "20억+알파설을 뒷받침할 물증 확보를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金총재 비자금 실체의 일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면서 "대통령이 되겠다는 지도자가 전직 대통령들과 같은 방법으로 비자금을 관리하고 치부 수단으로 삼은 사실은 국민앞에 낱낱이 밝혀져야 한다" 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鄭대변인은 "姜총장은 흑색선전의 전문가로 李총재가 여론조사 3위로 밀려 정권연장 가망성이 적어지자 또다시 金총재에 대한 흑색선전.음해모략에 나섰다" 고 규탄했다.

鄭대변인은 "공당 (公黨) 의 사무총장이란 직위를 빌려 허위사실을 진실인양 유포하는 행위는 명백한 범죄행위" 라고 비난하면서 "허무맹랑한 흑색선전은 李총재의 묵인과 조장속에 이뤄진 것인만큼 그 책임도 추궁받아야 한다" 고 반발했다.

국민회의 박지원 (朴智元) 총재 특보는 "모략.음해정치는 신한국당과 함께 청산돼야 할 대상" 이라고 비판하고 "李총재는 체중감량으로 군 복무를 면제받은 두 아들 병역문제와 함께 이번 모략으로 국민들로부터 가혹한 심판을 받을 것" 이라고 경고했다.

김교준.김석현.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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