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중사리때 되풀이되는 해일]해·달引力 연중 가장강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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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19일 새벽 서해안 곳곳을 덮친 해일은 백중 (百中) 사리와 태풍의 간접 영향 탓이었다.

왜 해마다 이맘때면 해일피해가 되풀이되는 것일까. 태양과 달의 인력은 지구에 영향을 미친다.

이들의 위치가 지구 - 달 - 태양 또는 태양 - 달 - 지구일 때 태양과 달의 인력이 합쳐져 지구에 미치는 영향이 강해진다.

그 인력은 지구의 바닷물을 끌어당겨 바다의 수면이 올라가게 한다.

이 현상을 '사리' 라 부르며 한달에 두번, 1년에 24번 일어난다.

이와 반대로 달 - 지구 - 태양의 순서로 서게 되면 지구에 미치는 천체 인력이 분산돼 약화되며 이때가 '조금' 이다.

사리 가운데 거리나 각도등에 비춰 우리나라에 가장 강한 영향을 미치는 때가 음력 7월 보름 전후며 이때를 '백중사리' 라 한다. 국립해양조사원은 당초 이번 백중사리로 목포의 수면이 5m3㎝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평상시 수위는 4m26~4m35㎝, 보통 사리때는 4m80~4m95㎝. 평년 백중사리 수위 정도면 큰 피해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백중사리때 수면은 19일 예상치보다 높은 5m12㎝였는데도 큰 피해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일 오전3시27분 사리때는 목포의 해수면이 예상보다 35~40㎝ 더 올라가는등 서해안 수면이 크게 상승했다.

목포시민들은 "개항 1백년이 되도록 이처럼 수면이 올라가기는 처음" 이라 말하고 있다.

국립해양조사원 관계자는 이는 때마침 대만지역을 강타한 대형 태풍 '위니' 의 영향이 겹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사원 관계자는 "20일 새벽에는 백중사리가 19일보다 강해져 목포 수면이 5m12㎝까지 올라갈 예정" 이라며 "그러나 피해여부는 태풍영향에 달렸다" 고 말했다.

기상청은 19일 자정을 기해 목포 앞바다에 폭풍주의보를 내렸다.

목포시는 해수위가 5m가 넘을 경우 일상적으로 내리는 방제지침을 시달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기상청이나 목포시, 조석간만의 차를 분석.예보하는 해양수산부도 백중사리와 태풍영향이 겹칠 것이라는 사실을 예상치 못해 피해가 컸다.

목포 = 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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