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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종일 우석대 총장 “이야기로 양념한 비빔밥 세계화 앞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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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독일 라인 강가의 평범한 로렐라이 언덕이 괴테와 하이네의 시를 통해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된 것처럼, 비빔밥을 비롯한 한식을 지구촌의 단골메뉴로 올리기 위해서는 음식에 스토리를 붙여주는 작업이 필수적입니다.”

전주 우석대의 라종일(69·사진) 총장이 비빔밥 세계화의 전도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라 총장은 “비빔밥은 30여 가지 나물을 버무려 풍부한 맛과 영양을 낸다”며 “그 안에 담긴 소통과 어울림의 메시지는 21세기 지구촌의 갖가지 갈등과 난제를 푸는 대안의 화두를 던져 주고 있어 세계화 대표상품에 제 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빔밥에 스토리를 붙여주는 작업을 통해 세계인들에게 친밀감을 높이기 위해 본고장인 전주시와 손잡고 비빔밥 애니메이션·춤·체조 등 문화콘텐트 개발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첫 작업으로 영어 동화책 ‘비빔밥 이야기’를 A4용지 6매 분량으로 써 최근 책으로 펴냈다. 동화는 빈부격차와 탐욕으로 대립하던 마을 사람들이 주인공 ‘제제’의 제안으로 각자 음식을 가져와 한데 나눠 비벼 먹으면서 화합의 의미를 깨닫고 마을에 닥친 재앙을 극복한다는 이야기를 담았다. 동화는 한국어·일본어·중국어로도 출간했다

라 총장은 “한식은 건강·웰빙식으로 안성맞춤인데다 서로 함께 나눠먹는 공유의 음식으로서 메시지가 풍부하다”며 “특히 비빔밥을 한식세계화를 위한 대표 전략상품으로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렇게 비빔밥 스토리화 작업에 나선 데 대해 “입맛은 후천적으로 습득되는 경험이라서 음식과 관련된 얘기를 알게 되면 그 맛을 더 풍부하게 느끼게 된다”라며 “스토리와 결합한 홍보 전략은 한식세계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음식에는 각 나라 사람들의 특성과 문화를 읽을 수 있는 저마다 얘기가 깃들어 있다”라고 강조했다.

라 총장은 “어린 시절부터 동화작가의 꿈을 키웠으며, 20여 년 전부터 집필 작업을 꾸준히 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동화가 어린이의 눈과 상상력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어른에게도 휴머니즘과 공동선을 찾는 지혜를 전하면서 사회과학의 빈틈을 채워준다”고 했다. 고구려 유리왕자가 부러진 칼을 찾아 부왕을 만나는 설화(아버지를 찾아서)나 선덕여왕을 사모하다 죽은 농부 지귀의 이야기(빛없는 불) 등 10여 편의 영역본을 워싱턴서 출간하기도 했다.

『비빔밥 이야기』 출판 기념회는 19일 오후 3시 서울 장충동 서울클럽 한라산룸에서 열린다.

전주=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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