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기 괌추락 226명 참사 …생존자 28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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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냐 (괌) =특별취재단]승객과 승무원등 2백26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한항공 801편 (기장 朴鏞喆.43) 추락참사는 ▶불가항력의 악천후 ▶계기착륙유도장치 (ILS) 의 고장에 따른 관제상의 실수 ▶조종사의 과실등이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고 당시 괌 공항은 계기착륙유도장치가 고장나 민간 관제사가 레이더를 이용해 착륙을 유도했으며 때마침 폭우까지 쏟아져 관제와 조종이 어려웠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사고기는 5일 오후 제주에서 돌아와 김포공항에 도착한뒤 불과 55분만에 이륙해 정밀한 정비점검이 힘들었고 조종사도 여름철 성수기를 맞아 무리한 증편운항으로 피로가 누적된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6일 이환균 (李桓均) 건설교통부장관을 본부장으로 중앙사고대책본부를 구성하고 함대영 (咸大榮) 국제항공협력관을 반장으로 한 사고조사반을 현지에 보내 사고경위 조사와 사고수습에 나섰다.

◇ 원인 조사 = 괌 당국은 사고직후 비행기 잔해속에서 블랙박스 2개를 회수, 비행기록등의 분석을 위해 워싱턴으로 옮겼으며 정확한 사고원인은 블랙박스 분석결과가 나오는 한달후쯤 밝혀질 전망이다.

대한항공측은 이와 관련, "사고 당시 괌 공항의 계기착륙유도장치가 고장났다는 보고를 받았다" 고 밝혀 조종사가 육안으로 조종할 수 없는 칠흑같은 어둠속에 관제탑의 유도실수가 사고원인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사고기가 랜딩기어를 내린 상태에서 니미츠 힐 산등성이에 1차 부딪친후 1㎞쯤 미끄러지다 숲속에 곤두박질친 것으로 미루어 ▶관제사의 유도 잘못 ▶조종사의 착륙지점 오판 ▶돌발사태에 따른 조종사의 동체착륙 시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생존자들이 "이륙후에도 기체가 크게 흔들렸으며 추락때도 비행기가 좌우로 요동쳤다" "추락직전 오른쪽 날개 앞부분에서 노란 연기가 났다" 고 말하는 점으로 보아 기체결함이나 조종미숙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 구조 = 사고가 나자 미군과 해안경비대가 헬기등을 투입, 생존자 구조및 시체발굴에 나섰으나 어두운 밤인데다 지형이 가파르고 때마침 폭우까지 쏟아져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다.

사고기 잔해속에서 모두 32명이 구조돼 해군병원과 메모리얼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심한 골절상과 중화상으로 4명이 치료중 숨져 생존자는 28명으로 알려졌으나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피해자 주변 = 사고기에는 신기하 (辛基夏.국민회의) 의원 부부등 한국인 피서객.신혼부부 2백17명, 미국인 13명, 일본인 1명등 탑승객 2백31명과 승무원 23명이 타고 있었다.

辛의원은 부인.지구당 간부등과 함께 해외연수 길이었다.

이밖에 탑승객중에는 홍성현 (洪性玹) KBS 보도국장 일가족 5명을 비롯, 대부분 가족단위로 피서.휴가를 즐기려는 경우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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