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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기다리는 꽃박람회 ‘경기침체 먹구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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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13일 오전 11시 충남도청 대강당. 도청 사무관급 이상 간부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완구 지사 주재로 ‘2009년 안면도꽃박람회’ 성공개최 대책마련을 위한 확대 간부회의가 열렸다. 이지사는 자켓 안주머니에서 메모지를 꺼냈다. 메모지에는 이지사 자신이 직접 쓴 꽃박람회 홍보 아이디어가 적혀 있었다. “전국의 충청향우회를 통해 알려라”, “기름유출 피해 당시 참가한 자원봉사자와 접촉하라.”이 지사는 이날 무려 44가지 박람회 대책 방안을 지시했다. 그는 “비상한 각오로 일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2009 안면도 국제 꽃박람회’를 60여일 앞두고 박람회를 준비 중인 충남도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 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세계적인 경기침체의 먹구름이 꽃박람회에 드리우면서 우려했던 일들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충남 태안군 안면읍 승언리 꽃지 해수욕장 일대에서는 요즘 꽃박람회 준비가 한창이다. [충남도청 제공]


충남도와 꽃박람회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중국 산둥(山東)성 타이안(泰安)시 등 해외 2개 지방자치단체가 지난달 말 “이벤트성 행사에 소모성 경비를 지출할 수 없다”며 박람회 불참을 통보해 왔다.

또 입장권 예매율이 목표치(77만장)의 10%를 밑도는 등 매우 부진해 관람객 유치에 큰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더구나 각계에서 “관람객 유치 목표치(110만명)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러다가 실패한 박람회가 될 수도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도는 꽃박람회에 대한 ‘홍보 강화’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전국 시·도와 기름유출 피해복구에 참여한 자원봉사자, 지역별 충청향우회 등을 통한 홍보 ▶전국 초·중·고생 수학여행단 적극 유치 ▶언론을 통한 홍보 ▶연계인 홍보대사 위촉 확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계획 마련에 들어갔다.

또 전국 155개 관광여행사와의 긴밀한 협력체계를 유지하고 장항선 관광열차 운행을 추진한다. 최근 엔화 강세 등으로 크게 늘고 있는 일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5월 말로 예정된 대전~당진 간 고속도로(총 연장 94.3㎞, 왕복 4차로)의 개통시점을 1개월 앞당겨 줄 것을 최근 국토해양부와 한국도로공사에 건의하기도 했다. 꽃박람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선 관광객들이 박람회장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교통인프라 구축이 절대적이란 판단 때문이다.

이완구 지사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200억원을 투입해 개최하는 초대형 이벤트가 실패하면서 도에 엄청난 타격을 안겨줄 것”이라며 “태안 기름유출 사고 때 지역주민과 자원봉사자들의 노력으로 검은 재앙을 극복했듯이 남은 기간 모든 노력을 기울여 ‘태안의 기적’을 이룩하겠다”고 말했다.

‘안면도 국제 꽃박람회’는 4월 24일부터 5월 20일까지 태안군 안면읍 승언리 꽃지해안공원 일원 79만3000㎡에서 해외 21개국 54개 기관을 비롯해 국내외 113개 기관과 업체가 참가한 가운데 ‘꽃, 바다 그리고 꿈’이란 주제로 열린다.

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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