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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계의 제임스 딘 천재화가 장미셀 바스키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미술계의 제임스 딘' .이미 신화가 되어버린 것같은 천재화가 장 미셸 바스키아 (1960~88) 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가 지난 96년 만들어졌을 때 뉴욕 타임스는 바스키아를 이렇게 묘사했다.

성공의 댓가로 영혼을 마약에 팔아버린 천재. 기행과 요절이라는 천재의 공식을 밟고 세상을 떠나 이제는 전설 속의 인물로 부활한 바스키아. 백인이 아니면 들여놓을 수 없었던 뉴욕 미술계에서 진정으로 성공을 거둔 첫번째 흑인인 바스키아의 작품전이 갤러리현대 (02 - 734 - 6111)에서 8월17일까지 계속된다.

전시 기간동안에는 매주 금요일마다 갤러리 야외 주차장에서 콘서트가 함께 마련된다.

일반적인 갤러리 콘서트가 우아한 클래식 음악을 연주하는 것과 달리 미대 출신이 멤버로 있는 황신혜 밴드와 어어부 밴드등 언더그라운드 밴드들의 공연이 펼쳐진다.

갤러리현대는 당초 1회 공연을 계획했지만 콘서트 공동 주최자인 난장 커뮤니케이션이 1회 비용으로 4회를 하겠다고 우겨서 그렇게 됐다.

20일에는 영남대 유홍준 교수의 강연회도 열린다.

전시는 스타를 꿈꾸며 가출과 헤로인을 일삼았던 이 문제소년의 자전적 삶, 인종차별의 문제, 이 때문에 더욱 집착했던 흑인 영웅등을 테마로 한 작품 38점으로 구성된다.

바스키아는 한번도 정식으로 미술을 배운 적이 없다.

10대 때에는 '채널 나인' 이라는 밴드에서 신디사이저를 연주하며 재즈와 펑크음악이 섞인 소음음악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그리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뿜어나오는 천재적 광기는 그를 이 시대 최고의 화가로 올려놓았다.

캔버스라는 기존 미술형식의 틀을 깨고 냉장고.샌드백.옷장등 눈에 보이는 모든 사물에 그림을 그려댔다.

이번 전시에선 담요 위에 그린 작품도 소개된다.

흑인 프리미엄이라는 비아냥이 있기는 하지만 그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세계 주요 미술견본시장에서 화상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작가의 한 사람으로 통하고 있다.

바스키아의 화가로서의 첫 출발은 맨해튼 지하철과 소호의 담벼락에 스프레이로 휘갈겨 쓴 낙서였다.

거리의 낙서화가에 지나지 않았던 가난한 무명작가는 르네 리카드라는 미술평론가에게 발견되면서 일약 스타덤에 오른다.

하지만 곧 리카드를 버리고 메리 분.애니나 노제이.래리 개고시안 같은 유명 화상을 택해 성공의 사다리를 탄다.

천재성과 성공에의 야망이 결합한 이후 82년 카셀 도큐멘타, 83년 휘트니 비엔날레에 잇따라 출품하면서 큰 명성을 얻게 된다.

바스키아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 앤디 워홀과는 동성애의 의혹까지 있을 만큼 진한 우정을 나누고 공동작업까지 했다.

87년 워홀의 죽음으로 큰 충격을 받고 마약을 끊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으나 88년 그레이트 존스 거리의 작업실에서 마약 과다복용으로 극적인 일생을 마쳤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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