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무거워진 박찬호 - 프로야구 LA 다저스 투수진 부상자 속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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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코리아 특급'박찬호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투수왕국'을 자랑하던 LA 다저스의 투수진이'부상 병동'으로 바뀌며 구단이 박찬호에게 거는 기대가 더 커졌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투수왕국 다저스는 지난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제치고 팀방어율 1위를 차지,철벽 마운드의 자존심을 세운바 있다.올해도 다저스는 브레이브스와 팀방어율 1,2위를 다퉈왔으나 에이스 라몬 마르티네스에 이어 이스마엘 발데스가 부상으로 쓰러지며 선발투수 로테이션에 큰 구멍이 생겼다.

마르티네스는 오른쪽 어깨근육이 부분적으로 찢어져 지난주'15일 부상자 명단'에 오른데 이어 올시즌 복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프레드 클레어 부사장은“복귀일정보다 마르티네스의 어깨가 더 중요하다.올시즌 다시 뛰지 못하더라도 완전히 부상에서 회복될 때까지 기다리겠다”며 그의 공백을 감수하겠다고 강조했다.

클레어 부사장의 이같은 여유는 너클볼 투수 톰 캔디오티가 마르티네스의 공백을 메울 수 있다는 계산에서 나온 것이다.올시즌 박찬호에게 선발자리를 빼앗겼던 캔디오티(39)는 최근 네경기에 선발로 나서 2승무패.방어율 2.84를 기록,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그러나 마르티네스의 부상에도 흔들리지 않았던 다저스의 선발투수 로테이션은 발데스가 부상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발데스는 지난 5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원정경기 6회초 공격때 1루로 달리다 왼쪽 허벅지 근육을 다친 것. 다저스 구단측은 올스타 휴가기간중 부상에서 회복되기를 바라고 있으나 발데스가 곧 부상자 명단에 오른다는 것은 관계자들 사이에 공공연한 비밀이다.

발데스의 공백은 마르티네스만큼 간단하지 않다.

캔디오티로 인해 사실상 6명의 수준급 선발투수를 보유했던 다저스는 이제 대런 드라이포트(25)와 마이크 하키(30) 2명중 1명을 선발로 내세워야 할 상황에 놓였다.94년 박찬호와 함께 메이저리그로 직행했던 드라이포트는 잠재력을 인정받았지만 아직 메이저리그에서는 단 한번도 선발로 나선 적이 없다.

하키는 88년 시카고 커브스에서 데뷔,1백4경기에 선발로 나선 베테랑.통산 35승36패.방어율 4.49를 기록하고 있다.그러나 96년엔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한데다 올해는 구원투수로 네경기에 등판해 6과3분의2이닝동안 방어율 4.05에 머무르고 있다.결국 박찬호를 비롯해 노모 히데오.페드로 아시타시오등 기존 선발투수들의 어깨가 더 무거워진 셈이다.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서부조 1위를 달리고 있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4연전으로 후반기를 연다.다저스는 이중 10일 첫경기에 박찬호,두번째 경기에 노모를 내세울 계획이다.12일 경기부터는 아직 누구를 내세울지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LA지사=허종호 기자

<사진설명>

부상병동이 된 LA 다저스 선발투수진의 축을 이루고 있는 박찬호와 일본의 노모 히데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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