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생명체 찾아 한달여 활약 - 패스파인더 개발에서 임무완료까지 대장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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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인간의 우주 식민지 꿈을 안고 1억9천7백만㎞를 날아 화성에 안착한 패스파인더는 착륙 나흘째를 맞아 8일도 화성 표면에 대한 본격적인 탐사를 벌였다. 탐사로봇 소저너가 보내오고 있는 화성 정보들은 생명체의 존재여부를 비롯한 많은 궁금증을 풀어줄 전망이다. 패스파인더의 개발에서 부터 발사,착륙, 그리고 탐사임무 수행및 그 이후의 처리문제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정리해본다. 편집자

외주제작 비용절감

◇개발= 미 항공우주국(NASA)이 화성 착륙선 패스파인더의 발사를 준비하기 시작한 것은 10여년전이다.76년 바이킹호의 화성 착륙에 이은 제2단계로 화성 탐사에 나선 것이다.

'더 빨리,더 좋게,더 싸게'를 목표로 해 개발비는 1억5천만달러에 그쳤으며 발사와 관제비용을 포함하면 바이킹의 15분의1에 해당하는 2억8천만달러에 불과했다. 값 싼 우주선 개발이라는 목표가 달성된 셈이다.

NASA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주요 부품을 과감하게 외주 제작하고 안전착륙에 에어백을 활용하는등 기존의 개념을 바꿨다.

또한 76년과 비교할 수 없이 발전한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법.가상실험(Virtual Lab)기술등 기술혁신에 따라 경비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총동원된 로봇기술은 소저너란 이동탐사선의 개발로 이어졌다.

◇발사=패스파인더는 본격 개발과 제작에 3년이 소요된 후 지난해 12월 5일 케이프 캐너버럴 기지에서'델타 Ⅱ'로켓에 실려 화성으로의 대장정을 시작했다.이 로켓은 지난 7년간 49차례의 발사에서 한번도 실패한 적이 없는'가장 신뢰받는 로켓'으로 이를 선택한 것은 패스파인더 발사성공을 거는 미항공우주국의 염원을 반영한 것이다.

◇궤도비행=패스파인더는 대기권을 벗어난후 시속2만5천6백㎞로 화성을 향해 순항,4차례의 궤도 수정을 거친후 화성의 대기권에 진입했다.

보통 우주선이 충격을 줄이기 위해 행성의 궤도를 돌다가 진입하는 것과 달리 패스파인더는 그대로 대기권에 들어갔다.'미 동부에서 서부로의 홀인원'에 비교하는 이번 비행의 정확성은 사실 다소 과장된 표현이다.

◇착륙=NASA가 가장 가슴을 졸였던 대목.이는 우주로켓 발사사상 에어백을 이용한 착륙으로는 첫 시도였고 지구중력의 10배 이상을 받고 떨어져 과연 안전하게 착지(着地)할 것이냐는 점 때문이었다.

착륙시 낙하산및 역추진 로켓과 4개의 에어백이 충격을 흡수했지만 패스파인더는 땅에 떨어진후 거의 10분동안 튕겨 다닐 정도롤 충격을 받았다.다행히 5일 오전2시7분25초(한국시간),패스파인더는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리던 관제소에 정확히 안착했다는 첫 신호를 보내왔다.

흙.대기등 완벽파악 기대

◇탐사=패스파인더의 주 임무는 화성의 지질,기상분석이다.이는 화성에서 생명체의 존재를 알아보고 장기적으로는 인간이 착륙하기 위한 기본적인 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것이다.

이동탐사로봇 소저너에 실려있는 엑스선 분광기(APXS).표면입체영상기(IMP)는 화성의 흙과 대기를 분석해 지구로 전송한다.

지상관제소는 영상을 입체적으로 보이게 하는 안경을 쓰고 컴퓨터 화면을 보면서 소저너의 이동을 지시할 수 있다.시료에 일종의 방사능을 쪼인 다음 반사광선을 받아 분석해 시료를 파악한다.

이 분석으로 연구팀은 지표면에 과거 물이 있었는지,화산활동이 활발했는지등 지각변화 과정을 추정할 수 있다.

패스파인더 랜더에 달려 있는 대기분석기(ASI/MET)는 온도.밀도.바람의 속도등을 매일 기록하는 장비.이는 일종의 기상관측소인 셈이다.

美,2년마다 탐사선 발사 ◇임무완료.폐기=소저너는 일단 1주일간 탐사활동을 펼친다.그 이후는 지구로 부터 다음 명령이 있으면 최대 한달간 탐사를 계속한다.

반면 모선격에 해당하는 랜더는 소저너의 활동 종료이후에도 최상의 조건에서는 한 두달 더 화성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랜더에는 입체카메라가 달려있어 영상도 보내온다.

이 자료는 앞으로 착륙위치나 방법을 찾아내는데 이용된다.이 임무를 마치면 랜더도 현지에서 폐기된다.

NASA는 앞으로 2년마다 한번씩 화성이 탐사하기에 좋은 위치에 올때마다 화성탐사선을 발사할 것을 계획하고 있다.

2001년에는 30㎞ 정도를 주행할수 있는 로봇을 실어보내 거의 완벽한 화성탐사를 수행한다.다음 2003년이나 2005년에 화성의 흙을 가지고 지구로 돌아오는 우주선도 발사할 예정이다. 장재열.김창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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