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주가지수 옵션시장 세계25번째 개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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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우리나라에도 7일부터 미국.일본.독일등에 이어 세계에서 25번째로 주가지수옵션시장이 개설된다.

주가지수옵션은 현재 거래되고 있는

주가지수선물과 함께 국내증시에 본격적인 파생상품시대를 열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의 경우처럼 국내 투자자들도 증권을 현물형태로 거래하는 외에 미래에 사고 팔 수 있는 지수나 권리를 미리 매매할 수 있게 됨으로써 다양한 투자전략을 구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선물및 옵션거래 도입의 의미와 투자방법등을 살펴본다. <편집자>

P씨는 지난해 8월26일 주가지수선물거래에 손댔다.매매타이밍이 기막히게 들어맞아

10월11일까지 원금 3천만원이 5천2백만원으로 불어났으나 11월 들어 하루에 9백만원을 날리는등 실패를 거듭,12월26일에는 잔고가 2천2백만원으로 줄어들었다.그러나 연초부터 시장을 좋게 본 것이 먹혀 들어 6월24일 현재 잔고가 5천6백만원으로 다시 불어났다.

그러나 돈번 사람만 있는게 아니다.A증권 선물팀은 지난 1년동안 90억원의 손실을 보았고 B증권의 한 지방지점에서는 3명이 50억원의 펀드를 조성해 투자에 나섰다가 몽땅 날렸다고 한다. 또 C증권 지점의 한 투자자는 10억원으로 1백억원까지 불렸다가 지금은 한푼도 남지 않았다.

그래서 선물과 같은'파생상품(派生商品)'을'양날의 칼'로 부른다.조심스레 다루지 않으면 다친다는 뜻이다.일반투자자들은 파생상품거래라면 겁부터 낸다.우선 용어부터가 생소하다.'선물(先物)'은 뭐고'옵션'은 또 뭐란 말인가. 고려증권의 김성도차장은“셔츠나 바지 사이즈가 S.M.L만 있을 때와 치수대로 골고루 있을 때 어느 쪽이 더 편리하겠느냐”라는 물음으로 파생상품에 대한 설명을 시작한다.가령 최근 주가가

바닥을 벗어난 것처럼 보여 투자를 좀 하고 싶지만 가을이나 돼야 목돈을 만질 수 있다고 하자.마냥 기다릴 수도 없고 돈이 생길 때는 이미

늦을지도 모른다.그러나 선물이나 옵션을 이용하면 이문제가 거뜬히 풀린다고 김차장은 말한다.미래에 사고 팔 것을 미리 매매하기 때문이다.

원래 파생상품의 본질은 미래 위험을 관리(헤지)하는데 있다.전문가들은 이 점을 매우 중요한 변화로 여긴다.과거와 달리'재산보전'이 중요한 관심사가 되고 있는 지금은 위험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다양한 수단을 제공하는 것이 바로 파생상품인 것이다.

파생상품의 등장은 금융시장의 질을 한차원 높일 것이다.파생상품거래의 높은 레버리지(적은 금액으로 많은 투자이득 또는 손실을 보는 것)때문에 아무리 작은 실수도 용인되지 않는다.이는 곧 선물시장 나아가 금융시장 전체의 효율성을 높일 것이다.

특히'투기'라고 불리는 거래행위가 금융의 핵심으로 자리잡을 날이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 권성철 전문위원

<사진설명>

7일부터 주가지수 옵션시장이 개설됨에 따라 우리나라에도 파생상품시대가 본격 개막됐다.투자자들의 투자방법등에 일대 변혁이 일면서 국내 증시의 면모를 뒤바꿔 놓을 전망이다.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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