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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성수대교 붕괴사고 극적생존 기몽서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장강(長江)의 양쪽은 다시 이어졌건만 그때의 아픈 기억은 아직 아물지 않고 있다.

94년10월21일 성수대교 붕괴당시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졌던 기몽서(奇夢敍.36.㈜비트컴퓨터 차장)씨.오는 3일 왕복4차선 재개통을 앞둔'운명의 다리'를 2년8개월만에 다시 찾은 奇씨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다.

“제가 타고가던 차 바로 앞에서 다리가 내려앉았어요.설마하는 순간 아찔한가 싶더니 이내 기절하고 말았습니다.” 당시 사망한 32명의 희생자를 위로키 위해 가져온 32송이의 백합꽃을 다리 한가운데 내려놓으며 奇씨는 급박했던 그때를 회상했다.

차체가 튀어나온 철근에 걸리는 바람에 겨우 수몰(水沒)을 면한 奇씨는 척추를 다친지도 모르고 뒷차에 있던 전경들과 생존자 구조에 몰두하다가 쓰러져 그후 3개월간 입원치료를 받아야만 했다.

하지만 奇씨는 최근 서울시 인터넷홈페이지에'개통식에 참석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띄웠다.튼튼한 다리를 만들었다며'잔치 분위기'에 젖어있는 현실이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재개통을 계기로 구조체계가 제대로 갖춰졌는지도 점검해봐야 한다고 주장하는 奇씨는“사고 이후 차안에 구명조끼 3개를 넣고 다닌다”며“조끼없이 안심하고 다리를 건널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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