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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별로 뜬 기업] 글로벌 세일즈로 ‘불패신화’ 활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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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원
1968년 서울 출생
서울대 공과대
서울대 공과대 박사
2001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책임연구원
2000년 슈프리마 대표이사

이재원(41) 슈프리마 대표는 지능형 차량 시스템 전문가였다. 박사 학위를 받자마자 대기업 A자동차에 입사해 차량 기술혁신을 이끌었다. 하지만 A자동차가 ‘빅딜’되면서 설 자리를 빼앗겼다. 전공과목을 잃은 탓인지 자신의 정체성도 함께 상실했다. 이를테면 극심한 슬럼프를 겪은 셈이다.

지문인식솔루션 슈프리마 #경기 불황 속 100% 성장세 … 기술력으로 1000만 달러 수출시대 열어 #코스닥 진주기업 20選

이 대표의 ‘무모한 도전’은 그래서 시작됐다. 벤처거품이 조금씩 꺼지던 2000년 5월. 그는 종자돈 2000만원을 툴툴 털어 벤처회사 ‘슈프리마’를 차렸다. 주변 반응은 시큰둥했다. “왜 좋은 회사를 그만두고 가시밭길을 가려 하느냐”“벤처시대는 이제 끝났다”며 비아냥대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이 회사는 주위의 예상을 보란 듯이 깨고 연 평균 100% 성장을 거듭하는 ‘알짜 회사’로 떠오르고 있다. 슈프리마는 지문인식 핵심 솔루션 및 시스템 제공 업체다. 지문을 이용한 ‘가정용 도어락’ ‘출근기록 시스템’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 회사의 최대 강점은 세계가 인정하는 탁월한 기술력이다.

지문인식 기술을 측정하는 세계 최고 권위의 평가대회인 FVC(지문인식 알고리즘 경연대회)에서 2004년, 2006년 2회 연속 1위를 달성하는 쾌거를 올린 것은 대표적 사례다. 지난해 실시된 NIST(미국 국립기술표준원)의 지문인식 호환성능 평가에서도 오차율 세계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지문인식 시스템 관련 특허권도 총 7개나 보유하고 있다. 뛰어난 기술력은 높은 실적으로 이어진다. 2003년 7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2006년 51억원, 2007년 112억원으로 매년 100% 이상 성장했다. 세계 경기가 불황의 늪에 빠져든 지난해에도 역시 100% 성장한 2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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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놀라운 사실은 부채비율이 8.72%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그만큼 내실경영을 꾀했다는 방증이다. 이 대표는 “글로벌 세일즈 네트워크 구축에 전력을 기울였던 게 내실성장을 이뤄낸 비결”이라고 말했다. 슈프리마의 국내 지문인식 솔루션 시장 점유율은 2008년 말 현재 56.9%에 달한다.

무인경비시스템 1위 업체 삼성에스원에 지문시스템을 독점 공급할 정도로 국내엔 적수가 거의 없다. 하지만 이 회사의 주력은 내수가 아니라 수출이다. 매출의 65%를 수출로 벌어들인다.

거래처만 해도 미국·남아공 등 총 100여 개국에 달한다. 지난해 국내 바이오 인식 업체로는 최초로 1000만불 수출탑을 수상할 수 있었던 배경도 여기에 있다.

슈프리마는 현재 새로운 도전을 준비 중이다. 지금까지 출입보안·근태관리 등 민간 보안분야에 주력했다면 올해부턴 전자여권·전자주민증 등 공공분야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내 지문인식 공공분야의 독보적 기술력을 가진 ㈜바이오비젼을 인수해 사업적 토대를 구축했다.

“전자주민증·전자여권·자동지문검색시스템 등 공공 보안분야에 진출함으로써 새로운 블루오션을 개척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발판으로 2012년 매출 1000억원 시대를 활짝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슈프리마는 수학용어 ‘슈프리멈(Supremum)’의 복수형이다. 이는 100 미만의 숫자가 절대 도달할 수 없는 ‘100’을 의미한다. 최고의 가치를 향해 전진하겠다는 게 슈프리마의 숨은 뜻이다. 세계 지문인식 업체 중 ‘으뜸’이 되겠다는 이들의 야심 찬 포부가 읽힌다.

TIP

이 회사의 불황극복 비결

■ 월등한 기술 경쟁력 보유
■ 실패하지 않는 기획으로 승부수
■ 글로벌 세일즈 네트워크 구축

이윤찬 이코노미스트 기자 chan487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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