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웰치 부부의 성공 어드바이스<93> 글로벌 시대 리더의 자질은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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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호 30면

Q.많은 사람이 걸핏하면 ‘글로벌 마인드’를 얘기합니다. 그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상투적으로 말하는 듯한 인상입니다. 글로벌 시대에 비즈니스 리더가 갖춰야 할 덕목은 무엇일까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마이클 사브티)

“문화 차이 뛰어넘어 상대방에 공감하라”

A.우리는 구면이지요? 얼마 전 아부다비에서 만났죠. 당신은 “아부다비가 너무나 이국적이어서 좋다”고 말했습니다. 그 말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다름을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자세지요. 이를 우리 부부는 글로벌 마인드의 단초라고 생각합니다. 이른바 ‘공감(Empathy)’이라고 부르는 자세지요. 글로벌 리더십을 이루는 ‘E4’ 가운데 첫손에 꼽히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E4란 공감 외에 ▶Experimental(실험정신) ▶Example(본보기) ▶Excited to win(승부욕)의 머리글자를 따 모은 것입니다.

참고로 성공적인 비즈니스 리더가 되기 위한 요소로도 ‘E4’가 있습니다. 편의상 ‘옛 E4’로 부르는데 ▶Energy(열정) ▶Energizing(추임새) ▶Edge(결단) ▶Execution(밀어붙이기)으로 구성됩니다. 열정은 지칠 줄 모르고 추진할 수 있는 에너지를, 추임새는 다른 사람이 활기차게 일할 수 있도록 북돋우는 능력을 뜻합니다. 결단은 가부(可否)를 결정하는 능력을, 밀어붙이기는 결정한 사안을 추진해 끝을 보려는 자세를 의미합니다. 지금도 옛 E4를 갖춰야 비즈니스 리더로 성공할 수 있습니다만, 충분하지 않습니다. 새 E4가 더 필요한 상황이 됐습니다.

우선 공감은 단순히 따뜻한 마음씨나 동정심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세계 곳곳이 서로 다름을 인정하면서 독특한 가치와 감성적 특징을 헤아리는 자질입니다. 이를 잘하는 인물이 바로 중국계 컴퓨터업체 레노버의 최고경영자(CEO)인 빌 아밀리오입니다. 그는 “아시아 사람들이 회의 도중 침묵하는 것을 잘 이해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들은 회의 도중 말 없이 듣기만 하는데, 이는 다른 사람들이 회의 내용을 음미해 볼 수 있도록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고 설명합니다. 또 “설날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그날 회의를 잡는 실수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문합니다.

둘째, 실험정신은 비즈니스 리더가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제품·시장을 탐험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당장 성과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중단하지 않는 배짱이 필수입니다. 한때 비즈니스 리더들은 부하 직원이 우연히 발견한 기발한 아이디어에 의존해 신제품을 개발하곤 했습니다. 요즘은 그래서는 안 됩니다. 회사의 모든 사람이 창의적 아이디어를 내야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세계적 인터넷 서점 아마존의 CEO인 제프 베조스는 “단기 투자자의 위세에 눌려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나 결과가 나타나는 실험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한두 번 실패했다고 실험을 멈춰서는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없다는 얘깁니다.

셋째, 본보기는 기업 규모가 커지면서 중요한 덕목입니다. 현대 기업은 모든 구성원이 가치를 공유하는 유기적 조직이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부서나 회사를 이끄는 리더가 본보기를 보여야 합니다. 회사가 원하는 행동양식을 몸으로 보여 줘 다른 사람이 본받도록 해야 한다는 얘깁니다. 이를 위해서는 말보다 행동이 우선입니다.
넷째, 승부욕은 치열한 글로벌 시장에서 반드시 이기고 말겠다는 마음 자세입니다.

시시각각 변하고 나날이 경쟁이 치열해지는 글로벌 시장을 감안하면 비즈니스 리더는 좀 더 강한 승부욕을 지녀야 하지요. 미국 시리우스위성라디오의 CEO인 멜 카마진은 “승리를 위해 목숨을 걸려는 한 사람을 소개해 달라”며 “그런 마음 자세가 없으면 요즘 성공하기 힘들다”고 말합니다. 우리 부부는 그의 말에 100% 공감합니다.
비즈니스 리더의 덕목 가운데 변하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이 글로벌화하고 있는 요즘 비즈니스 무대는 어느 때보다 광활하지요. 이런 환경에 걸맞은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바로 새로운 E4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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