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산업 구조조정 보고서 문제 관련 '자동차 전쟁' 파문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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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현대.기아.대우.쌍용자동차등 기존 완성차 업체들은 자동차 산업의 구조조정 보고서 문제와 관련해 삼성자동차에 공개사과와 함께 납득할만한 조치를 촉구했다.

기존 업계는 또 삼성이 자동차 산업에 신규진입할때 정부에 약속한 각서의 이행을 요구하고 정부측의 철저한 지도.감독을 요청했다. 〈관계기사 26면〉 정몽규(鄭夢奎)한국자동차공업협회장(현대자동차회장)등 기존업체 대표들은 9일 오전 협회에서 긴급이사회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삼성의 자동차 구조조정 주장에 대한 우리 업계의 입장'이라는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이를 청와대.재정경제원.통상산업부.공정거래위원회등 관계당국에 제출키로 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삼성자동차가 기존 업계에 대해 악성루머를 유포함으로써 기업경영에 손실을 초래한데 깊은 유감표명과 함께 업계 존립차원에서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대표들은 또 앞으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해도 정부주도의 인위적인 구조조정보다 시장기능에 따라 업체간의 자율조정에 의해 이루어져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공급과잉으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면 아직 생산차량이 없는 삼성자동차가 사업을 포기하는 것이 마땅하다”면서 “구조조정의 우선 대상업체는 삼성”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鄭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필요하다면 삼성자동차의 흡수합병도 생각해볼수 있으며 기존의 어느 업체도 그 정도의 여력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鄭회장은“삼성의 신규진입으로 공급과잉이 문제된 것이며 신규진입 자체가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자동차는“직원의 불찰이 이번 사태의 원인제공이 되었으므로 직원관리를 소홀히한 부분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삼성측은 이날 배포한 입장설명서에서“삼성자동차는 기존 사업추진에도 벅찬 상황이므로 현재 여건상 구조조정을 추진할 여유도 없고 관심도 없다”고 구조조정 추진설을 부인했다.

삼성은 이어“이번 사건과 관련해 해당사가 검찰에 진정서를 제출했으니 이제 모든 진상이 조속히 가려지기를 바란다”며“진상이 밝혀질 때까지 불필요한 논쟁을 삼가기를 바라며 그 결과에 승복해 갈등과 오해를 풀고 이해와 신뢰가 회복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과 정부간의 사전교감설에 대해“개인의 사(私)문서에서 비롯된 것임에도 이번 사건에 정부를 개입시키고자 하는 의도가 숨어있지 않나 의심된다”고 반박했다.

이와함께 삼성측은 기존업체의 각서이행 촉구에 대해“각서내용을 지켜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이미 수차례 밝혔음에도 지금 와서 새삼 거론하는 것이 의아스럽다”고 주장했다. 박영수.유권하 기자

<사진설명>

기존 완성차 업체 대표들이 9일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서 이사회를 마친후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왼쪽부터 정덕영 자동차공업협회부회장,이종규 쌍용자동차사장,김태구 대우자동차 회장,정몽규현대자동차 회장,한승준 기아자동차 부회장,김영석 아시아자동차 사장. 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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