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점검>그림같은 한옥 복원 한창 - 남산 옛수방사터 한옥촌 12월말 완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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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서울중구필동 남산기슭의 옛 수방사터에 한옥촌 조성공사가 한창이다.

서울시가 95년 12월'남산 제모습찾기 사업'의 하나로 추진해온 이곳에는 정규엽(丁奎葉)가옥.이진승(李進承)가옥.조흥은행관리가옥.김홍기(金洪基)가옥.서용택(徐龍澤)가옥등 건축사적 의미가 깊은 전통 한옥 5채가 이전,복원된다.부속 공예전시관도 들어선다.

◇공사진척도=총사업비 54억2천여만원을 들여 2천4백여평 부지에 조성중인 한옥촌의 전체 공정률은 현재 68%. 이같은 공사진척도는 당초 계획상의 공정과 큰 차이가 없어 특별한 일이 없으면 이전복원공사는 올 12월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가옥에 놓을 가구제작과 배치,주변 공원조성과 안내시설 설치를 위해 한옥촌 개장은 98년 3월 이뤄질 예정이다.

현재 서울시는 별도예산 8억2천만원을 들여 가옥에 배치할 장롱.문갑등 6백50여점의 고가구를 중앙박물관과 이대박물관의 자문을 받아 제작중이다.

◇공사방법=한옥촌 이전복원은 원칙적으로 구가옥을 분해한 건축재료를 옮겨와 재조립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이전복원 대상 가옥들이 지은지 1백~2백년이 지나 목재의 상당부분이 썩거나 안전상 문제가 있을 정도로 낡아 약70%의 목재가 새것으로 교체되고 있다.

구한옥들은 대부분 중부지방의 육송(陸松)으로 지어졌으며 새로 교체되는 목재는 강원도 강릉과 설악산 지역에서 벌채,약6개월간 건조시킨 소나무들이다.

◇한옥촌 감상법 ▶정규엽가옥=위에서 내려다봤을 때 사당(祠堂)을 정점으로 으뜸 원(元)자 꼴을 이루는 특이한 배치의 재실(齋室).조선말기 순종의 처삼촌인 윤덕영(尹德榮)이 왕의 제사행차때 편의를 돕기 위해 지은 집으로 목재는 경운궁을 헐때 나온 홍송(紅松)을 사용했다.당초 이 가옥의 위치는 동대문구제기동이었으며 제기동(祭基洞)이란 마을명칭 또한 이 집에서 연유했다고 전해진다.

▶이진승가옥=조선말 철종조 영혜공주의 사위 박영효(朴泳孝)의 집으로 속칭 서울 8대가중 하나다.부엌과 안방이 일(一)자로 된 개성지방의 대표적 주택형으로 서울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양식이다.원위치는 종로구관훈동. ▶조흥은행관리가옥=전통적인 안채와 별당채를 갖추면서도 유리문등 개량한옥의 면모를 보여주는 1920년대 이후의 가옥으로 추정된다.지붕의 한쪽이 길고 한쪽은 짧은 특이한 양식.1800년대초 지어진 후 1920년대에 개량된 집이란 주장도 있다.중구삼각동에 위치해 있었다.

▶김홍기가옥=1890년 즈음에 종로구삼청동에 건립된 서남향 가옥으로 조선말기 서민주택의 대표적 양식이다.

▶서용택가옥=조선말 순종 윤비(尹妃)의 저택이었다고 전해지는 이 가옥은 정문 계단 양쪽의 난간석이 매우 아름다운 구한말 최상류층의 가옥이다.원위치는 종로구옥인동. ◇활용계획=98년 3월 한옥촌 이전복원 공사와 함께 주변 공원조성 공사가 끝나면 이곳은 시민과 외국인들을 위한 무료 전통혼례식장으로 개방된다.또한 5채의 전통가옥에서는 청소년들을 위한 한문교육과 예절교육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진행된다.민속공예품 제작및 판매도 이뤄진다. 은종학 기자

<사진설명>

남산기슭의 옛 수방사 자리에'남산 제모습 찾기'의 하나로 진행중인 전통가옥 이전복원 공사가 68%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김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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