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청옥산 주민들 산나물 가공 판매위해 임대료 주고 마을입구 독차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산나물을 뜯으려는 외지인들은 청옥산 출입을 삼가 주세요.” 강원도평창군미탄면평안2리 청옥산으로 오르는 마을입구에는 최근 차단기가 설치되고 마을주민이 교대로 외지인들의 출입을 막고 있다.맛과 향이 최고로 평가받는 청옥산 산나물을 지키기 위해서다.

해발 1천2백50인 청옥산 정상 분지는 고랭지 배추 산지로도 유명한 곳. 청옥산 정상을 중심으로 고산지대에 자생하는 나물취.곰취.누룩치등은 맛과 향이 뛰어나 해마다 5월이면 나물을 뜯으려는 외지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승용차와 승합차,심지어 관광버스로 몰려드는 외지인들은 산나물을 뿌리째 마구 뜯어가 주민소득을 앗아가는 것은 물론 산림훼손.자원고갈 우려까지 낳아왔다.

이에 주민들이 생활터전을 위협하는 외지인들의 출입을 막기로 한 것.이 마을 5가구는 7일 3천5백만원씩 출자,한치영농법인을 만들어 산채와 찰옥수수를 가공할 수 있는 1백70평 규모의 공장도 준공했다.

지난달 23일에는 산나물 채취시기 45일 동안 청옥산 일대 52㏊에 대해 60만원의 임대료를 지급하고 국유림관리사무소와 계약도 했다.나물을 주민들만 뜯는 대신 산림보호및 산불감시를 주민들이 맡았다.

한치영농법인은 나물이 집중적으로 나는 시기인 5월중순부터는 미탄면 주부들을 청옥산으로 데려와 나물을 뜯도록 할 계획이다.이들이 뜯은 산나물은 전량 수거,가공해 판매할 방침이다. 평창=이찬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