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불구 개인택시 면허값만은 상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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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불황 속에서도 개인택시 면허값만은 치솟고 있다.

회사에서 차량운전을 하다 명예퇴직이나 조기퇴직.감원 바람으로 그만둔 사람들이 택시영업쪽으로 눈을 돌리면서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업계에서는 “회사 차량보다 택시운전이 힘들기는 하지만 막벌이로는 적당하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부산과 경남북등 영남지역의 개인택시 가격은 올들어 15%가량 오른 가운데 오름세가 계속되고 있다.

또 개인택시 매매 알선업체마다 면허를 사려는 사람들의 문의전화가 잇따르고 있지만 값이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하는 면허 소지자들이 내놓지 않아 거래는 한산한 편. 부산시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회원택시 1만2천45대)과 개인택시 기사들에 따르면 5월초 현재 부산지역 개인택시 거래가격(차량가격 제외)은 5천만원선. 지난해 하반기까지 4천5백만원선을 유지하다 지난 연말께부터 오르기 시작,4월말 4천8백만원까지 상승한데 이어 이달들어 다시 2백만원이 더 올랐다.

업계에서는 불황이 지속될 경우 부산시의 올해 개인택시 신규면허가 나오는 연말까지 계속돼 6천만원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산개인택시 면허알선업체인 대일산업 관계자는“회사에서 운전하다 그만둔 사람들이 손쉽게 현금을 만질 수 있는 택시운전에 몰리면서 개인택시 값이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다”며“매물이 없어 못팔 정도”라고 말했다.

대구에서도 지난해초까지 3천5백만원선이던 것이 최근에는 4천1백만원으로 17%정도 올랐다.

그러나 물건이 귀해 지난해 한달 평균 50~60대씩 거래되던 것이 올초에는 30~40대로 줄어든데 이어 최근엔 품귀현상마저 보이고 있다.

대구시개인택시조합 채용수(29)행정계장은“올들어 개인택시 면허를 사는 방법을 묻는 전화가 부쩍 많이 걸려오고 있다”며“개인택시는 본인만 열심히 하면 한달 평균 1백50만~2백만원정도는 쉽게 벌 수 있어 불경기때 인기가 있는 것같다”고 말했다.

경남지역에서도 지난해말부터 평균 15%가량 오른 가운데 창원의 경우 요즘 5천4백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이같은 가격은 지난해말 4천5백만원선에 비해 20%나 오른 것이며 계속 오를 기미를 보이고 있다.

자동차운수사업법과 광역지방자치단체령 등에는 개인택시 면허는 자치단체로부터 신규면허를 받은지 5년이 지나면 팔 수(양도)있고 법인체(회사)에서 6년이상 차량을 운전한 사람 또는 택시.버스.화물차량등 사업용 차량을 3년간 사고없이 운전하면 매입(양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부산.창원〓강진권.김상진.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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