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컴퓨터 10억원 걸린 체스 - 내일부터 미국서 재대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인간과 컴퓨터가 맞붙는 세기적 체스(서양장기)대결이 오는 3일(현지시간)부터 11일까지 미국 뉴욕 에퀴터블센터에서 열릴 예정이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세계 체스챔피언인 러시아의 게리 카스파로프(33)와 미국 IBM슈퍼컴퓨터'딥블루'.지난해 2월 IBM컴퓨터 탄생 50주년 기념으로 첫 경기를 치른데 이은 두번째 대결로 1백10만달러의 상금이 걸려 있다.첫 대결에서는 게리 카스파로프가 이겼다.카스파로프는 첫 판을 내주며 혼쭐이 났지만 나머지 대국에서는 선전해 3승2무1패로 인류의 자존심을 지켰다.IBM연구진은 지난해 딥블루의 패인이 민첩한 상황판단능력 부족에 있었다고 진단하고 이 부분을 보강해 복수전을 벼르고 있다.딥블루는 이번에 한 수에 3분이 허용된 규정시간 동안 5백억개에서 1천억개의 수를 계산해 낸다.IBM은 딥블루가 이같은 연산능력에다 수읽기 순발력도 향상돼 지난해와 달리 접전을 펼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카스파로프측은“지난해 컴퓨터원리를 제대로 파악치 못해 한 판을 내줬지만 이번에는 여섯판 전승을 거둘 것”이라고 장담한다.

이번 대국은 실제 체스판을 두고 앉아 있는 IBM직원이 컴퓨터모니터상에서 딥블루가 지시한 대로 말(馬)을 움직이고 카스파로프가 이에 응수하는 식이다.딥블루는 뉴욕 IBM본사 왓슨연구소의 IBM SP2로 수읽기를 한 다음 인터넷을 통해 대국현장의 단말기로 수를 전송한다. 양영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