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 건강진단해 드립니다- 제주도농촌진흥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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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밭의 건강상태를 진단해 처방서를 떼드립니다'.

사람만 건강진단서가 있는 것이 아니다.오랜 경작으로 날로 지력이 떨어져가는 밭에 대해서도 건강진단서가 발급된다.

제주도농촌진흥원은 도내 모든 경작지에 대해 필지별로 토양의 성분과 특성을 분석,토양관리 처방서를 농가마다 무료로 발급해주기로 했다.

처방서는 산도와 유기물.유효인산등 토양의 화학적 특성을 분석한뒤 질소.인산.칼리등 토양에 필요한 연간 비료시비량을 추천하게 된다.처방서 종류는 작물과 토양.수령별등에 따라 80개 작물 1백30개 유형에 이를 정도로 다양하다.

농진원은 이미 지난해까지 4만2천여㏊,7만5천여곳의 토양분석을 마치고 이를 토대로 9백80여 농가에 처방서를 시험발급했다.농진원은 올해에는 추가로 4만3천여 농가에 처방서를 발급할 예정이다.농진원은 99년까지 도내 경작지 5만3천

여㏊,9만6천여곳의 토양시료를 채취해 분석을 마칠 계획이다.

농진원이 밭 건강진단서를 발급하게 된 것은 최근 농가에서 농산물을 많이 생산하기 위해 화학비료등을 적정량보다 많이 뿌려 토양이 산성화되고 있기 때문이다.또 궁극적으로는 농업을 종전의 다수확 개념에서 환경보전형 농업으로 전환하기 위

한 것이다.농진원은 나아가 토양정보를 테이터베이스에 담아 농업지리정보시스템(AGIS)을 구축할 예정이다.

농진원 허태현(許泰鉉)연구관은“땅속에 양분이 충분히 있는데도 당장 수확량을 늘리기 위해 화학비료등을 남용하는 사례가 많다”며“비료를 필요한 만큼만 주면 경영비 절감은 물론 환경까지 보호하는 효과를 거두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제주=고창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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