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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현 '들배지기'로 백두봉 정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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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조 골리앗' 김영현이 백두급 장사 결승전에서 팀 동료 황규연을 들배지기로 넘기고 지난해 가을 이후 8개월만에 꽃가마를 탔다. [한국씨름연맹 제공]

정상에 목말랐던 '원조 골리앗'김영현(28.신창)이 지난해 9월 추석대회 이후 8개월 만에 다시 백두급 장사에 올랐다.

김영현은 26일 부산 벡스코 특설 씨름장에서 열린 200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총회 유치기념 씨름대회에서 팀 선배 황규연(29)을 3-1로 누르고 꽃가마를 탔다. 신창건설은 전날 금강.한라급 통합장사에 오른 조범재에 이어 백두급마저 차지했다.

당초 8강에서 김영현과 최홍만(24.LG)이 양쪽 시드로 나눠진 대진 때문에 두 골리앗끼리 결승에서 맞붙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최홍만이 준결승에서 황규연에게 지는 바람에 무산됐다. 하지만 힘겨루기와 밀어치기 일색이었던 두 거구들도 이날은 잡채기 등 다양한 기술을 선보여 '덩치와 힘만 좋은 씨름꾼'이라는 그간의 비판을 씻어냈다.

김영현은 결승에서 밀어치기에 이은 배지기로 먼저 첫판을 따냈다. 둘째 판에서는 배지기로 한판을 내줬으나 셋째 판에서 완벽한 들배지기 기술로 황규연을 모래판에 꽂았다. 이어 넷째 판에서는 잡채기를 성공시켜 결국 승리의 꽃가마에 올랐다.

2품에 그쳤지만 '신세대 골리앗' 최홍만도 8강에서 잡채기, 준결승에서 오금당기기를 성공하는 등 예전과 다른 다양한 기술을 보여줬다.

이달 초 고흥대회에서 25개월 만에 백두장사에 다시 올랐던 '소년장사' 백승일(28.LG)은 8강에서 팀 후배 최홍만과 맞붙어 1승2패로 무릎을 꿇었다. 첫째 판을 먼저 내준 백승일은 둘째 판에서 안다리 공격에 이은 재빠른 배지기로 최홍만을 쓰러뜨렸으나 마지막 판에 밀어치기를 당해 아쉽게 물러나 6품에 머물렀다.

3품은 김경수(LG), 4품은 염원준(LG), 5품은 이태현(현대), 7품은 박영배(현대)가 차지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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