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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공부] 수시·정시 지원 6대 4 안배 … ‘맞춤전략’ 짜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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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외국어고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 고교생이 문제집을 푸느라 고심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한 2010학년도 대학입시 계획은 수시와 정시 간 전형 양상이 뚜렷이 나뉘는 점이 특징이다. 수시에서는 모집인원·입학사정관제·논술 및 구술면접고사·학생부 반영 비중이 전년보다 증가했다. 반면 정시에선 수능의 영향력이 절대적이 됐다. 고2 학생은 이번 겨울방학 동안 자신에게 맞는 모집 시기를 선택해 수시에서는 유리한 선발전형을 준비하는, 정시에선 고난도 수능시험에 대비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난 수시일까 정시일까 예비 수험생은 먼저 자신의 학습 실력이 어떤 입시 유형에 적합한지 심사숙고해야 한다. 목표를 수시와 정시 중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입시 준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수시와 정시를 양분해 한쪽에만 몰두하기보다 6대 4 비율로 안배해야 한다. 상위권 대학일수록 수시 전형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거나, 정시에서 학생부와 논술 및 구술면접고사를 반영하는 등 변수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크게 학생부·모의고사·특기 및 교내외 활동(수상실적)·논술 및 구술면접고사 등 4개 영역을 놓고 비교·대조한다. 내신과 대외 활동이 우수하면 특기자 전형을 택하거나, 학생부와 논술 및 구술면접 중 우열을 정해 해당 반영률이 높은 전형을, 내신보다 모의고사 성적이 높다면 수능 위주 전형을 각각 겨냥해볼 만하다. 특별전형을 고려한다면 재능이나 경험을 입증할 수 있는 증빙자료 정리를 잊지 말아야 한다.

한영외고 주석훈 교사는 “겨울방학을 이용해 어학성적 점수를 올리거나 대외활동 내용을 차별화하는 등 비교과 부문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고 강조했다.

수시 지원은 필수 … 자신에게 유리한 전형 찾아야 수시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수시 모집인원은 전체 정원의 57.9%(21만9024명)로 전년보다 4543명이 늘었다. 수시의 지원 폭 확대는 전형 유형이 다양화·세분화됐다는 뜻이다. 자신에게 유리한 전형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만 경희대·이화여대 등 수시 선발인원을 줄인 대학을 잘 살펴봐야 한다. 수능을 선발기준으로 삼겠다는 의도이기 때문이다.

수시 모집인원 증가는 논술 및 구술면접고사의 비중 증가를 의미한다. 수시에서 논술을 보는 대학은 경희대·고려대·서울대·성균관대·연세대(원주)·이화여대 등 인문계 36개 교, 자연계 30개 교로 전년보다 10여 곳이 늘었다. 수시에서 변별력을 발휘하는 선발방식으로 이만 한 것이 없다는 방증이다.

논술 문제는 대학 자율화 방침과 가이드라인 폐지로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인문은 영어지문 독해와 수리적 사고력을, 자연은 수학·과학 원리의 입증·응용력을 기르는 심화학습이 필요하다. 특히 자연계 논술은 수학·과학에서 ‘정답을 요구하는 풀이’를 요구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대학 간 출제 지문을 차용하는 경향도 있으므로 서울권 주요 대학의 기출 문제를 모두 섭렵하는 학습을 해야 한다.

입학사정관제 확대도 주목해야 한다. 입학사정관제는 서울대·성균관대·연세대·중앙대·한양대 등 49개 교로 늘어났다. 천안 쌍용고 팽주만 교사는 “입학사정관제 확대는 수능 비중이 커진 상황에서 특기는 있지만 모의고사 성적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방 고교생들이 상위 대학에 도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대학마다 원하는 학생 유형을 정리하고 자신의 재능과 잠재력을 보여줄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시 수능과 분할모집 활용전략 구상 2010학년도에선 모집정원의 50%를 수능 100%로 뽑는 데다 수시모집에서도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유지될 만큼 수능의 실질적 영향력이 커졌다. 특히 서울대는 정시모집 일반전형에서 1·2단계에 모두 수능을 적용해 당락을 결정한다.

이에 따라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수능의 고난도 문제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입시전문가들은 단순 암기나 문제 풀이 반복은 오히려 수능을 망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 예로 올해 난이도가 높았던 수리영역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은 수험생은 대부분 재학생인 반면 강세가 예상됐던 재수생들은 저조한 성적을 낸 점을 들 수 있다. 이는 최근 수능이 교과 지식의 이해를 묻기보다 개념의 폭넓은 응용과 사례 해석을 묻는 문제가 늘었기 때문이다.

청량고 이만석 교사는 “겨울방학 때 전 교과 개념 정리를 끝내고 기출 문제 풀이로 장단점을 점검해 내년 학습계획을 세워야 한다”며 “이와 함께 정시에서 분할모집을 늘린 목표 대학들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박정식 기자
사진=전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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