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게이트>새로밝혀진 사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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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검찰은 한보사건 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한보측의 유용자금 사용처등을 공개했다.수사 결과 드러난 새로운 사실을 정리해 본다.

◇추가 금품수수=검찰은 지난 11일 홍인길(洪仁吉)의원을 구속하면서 洪의원이 지난해 2월부터 12월까지 정태수(鄭泰守)총회장으로부터 네차례에 걸쳐 8억원을 받은 혐의가 드러났다고 밝혔다.그러나 이날 발표에선 洪의원이 청와대총무수석

으로 재직하던 95년1월 鄭총회장으로부터 대출 청탁 대가로 현금 2억원을 받은 사실이 추가됐다.

또 이철수(李喆洙)전제일은행장은 94년부터 96년2월까지 네차례에 걸쳐 모두 7억원을 받는등 한보와 관련된 세간의 금품수수 의혹이 사실로 밝혀졌다.특히 李전행장은 은행장 자율로 부실기업 인수를 결정한 첫 사례인 유원건설 인수과정에

개입,4억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나 은행 중심의 부실기업 정리에 문제를 드러냈다.

◇李경제수석등 조사=검찰은 박재윤(朴在潤)전통상산업부장관과 이석채(李錫采)청와대경제수석,한이헌(韓利憲.전 경제수석)의원.윤진식대통령 경제비서관,재정경제원.통상산업부.해양수산부.은행감독원 실무담당자등을 상대로 한보철강 인허가및 자금

지원과 관련해 압력을 행사했는지를 조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은 이들의 소환을 언론에 알리지 않은채 비밀리에 조사했고 조사내용도 공개하지 않았었다.

◇유용자금 사용처=한보철강은 금융기관등으로부터 총 5조5백59억원을 빌려 이중 2천1백36억원을 유용했다.

검찰 조사 결과 한보철강은 이 자금을▶세양선박.대동조선등 위장 계열사 신설및 계열사 인수자금 4백37억원▶해외진출 경비 55억원▶임직원 영업활동 지원비 2백74억원▶전환사채 인수 8백20억원등에 쓴 것으로 확인됐다.

鄭총회장은 특히 2백70억원을 세금을 내고(1백51억원) 이혼한 전부인의 위자료로 주거나(40억원) 부동산 구입(78억원)등 개인용도로 유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검찰은 유용자금중 2백50억원의 쓰임새를 밝혀내지 못했다.

◇거액 환차손=국제 금융시장에 어두운 우리 기업들이 대부분 그렇듯 한보철강 역시 6백20억원의 환차손(換差損)을 본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1조원 가량의 외화를 차입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보철강의 재무관리가 그만큼 허술하게 이뤄졌다는 증거다.

검찰은 이같은 환차손을 근거로“외화 대출제도는 금리면에선 다소 유리하지만 환율변동 위험이 있어 한보에 대한 외화 대출을 특혜라고만 볼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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