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11시 콘서트 성공은 ‘3무’에 있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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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 콘서트’의 기획·선곡, 연주자 섭외, 진행을 담당했던 김용배씨가 이달을 끝으로 ‘11시 콘서트’를 떠난다. 내년에는 아나운서 유정아, 첼리스트 송영훈씨가 진행을 맡을 예정이다. [예술의전당 제공]


◆53번의 매진=‘11시 콘서트’는 예술의전당의 스테디셀러다. “처음에는 500명으로 만족하자고 했어요. 온 사람들이 한 명씩 데리고 다시 오면 2회에 1000명, 반년 정도 하면 객석을 다 채울지도 모른다고 제안했죠.”

예술의전당 사장(2004~2007) 신분으로 시작한 일이었다. 일부 연주 단체에서 몇 년 전 오전 콘서트를 시작했다가 오래가지 못한 전례를 참작한 예상이었다.

첫 회는 예상한 정도의 청중이 들었다. “매진은 2회부터였어요. 3층까지 2300석이 꽉 들어찼죠. 그 후 지금까지 한 번도 빠짐없이 모든 좌석이 매진이죠.” 이미 내년 2월 음악회까지 표가 동난 상태다.

◆‘3無’가 성공 요인=매번 만원 사례를 기록한 이 음악회에 없는 것은 셋이다. ‘인사말’ ‘해설 대본’ ‘외국 연주자’다. 김씨는 “아침 음악회가 성공하려면 이 정신을 알아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음악회 해설자로 무대에 서는 그는 “안녕하세요, 날씨가 좋죠”와 같은 인사말 없이 바로 해설을 시작한다. “협주곡이란” “베토벤은”과 같이 바로 본론이다. 그는 “철저히 음악 중심이기 위해”라고 했다. 해설이 있는 음악회가 음악을 훼손하지 않는 비결을 보여준다.

곡목 해설의 대본도 없다. 1980년대 라디오에서 클래식 해설을 시작한 그는 “무대에서 할 말을 거의 한 달 내내 머릿속에서 시뮬레이션했어요”라고 말했다. 대학에서 미학을 전공하고 여타 분야에도 두루 관심이 있는 그는 인문·역사 지식을 동원해 음악의 ‘뿌리’부터 설명한다.

국내 연주자에게 기회를 주는 것도 그의 신념이다. 51번의 음악회에 출연한 100여 명은 모두 한국 연주자였다. 오케스트라도 마찬가지다. 콘서트의 명성이 높아지자 조금 낮은 개런티에도 출연하려는 국내 연주자가 생겼다. 외국 연주자들의 높은 개런티를 피하면서 청중의 티켓 값 부담도 줄었다.

◆‘브런치 1세대’ 저물어=예술의전당은 이 콘서트의 내용과 성격을 바꿔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김씨의 퇴장은 브런치 콘서트의 1세대가 막을 내리는 것을 의미한다. “여성, 그중에서도 주부가 주를 이뤘던 초창기 청중에 비해 요새는 남성도 많이 눈에 띄는 것이 달라진 점이에요. 청중이 꾸준히 바뀌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죠.”

그는 “단순히 ‘주부 음악회’에 머물지 않도록 더 많은 사람을 만족시키는 콘텐트를 만드는 것이 브런치 음악회의 다음 숙제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11시 맨’의 마지막 음악회는 이달 11일 열린다. 비발디의 ‘사계’ 중 ‘겨울’, 모차르트의 세레나데 13번 등 현악기의 아름다움이 이번 주제다. “열혈 팬들에게 다시 감사를 표하고 싶다”는 그는 이제 본격적인 피아니스트로 돌아간다. 다른 악기들과 어울려 실내악 무대에 서고 내년 11월에는 브람스 소나타 전곡(3곡)을 들고 예술의전당에서 독주회를 열 예정이다.

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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