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다양한 '速進'방법 활용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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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조기진급및 조기졸업제,만5세 조기입학제는 학생의 잠재력을 최대한 개발하고 치열한 국제 경쟁시대에 창의적 생산성을 극대화하고자 지난해 도입됐다.이 제도는 학습자간의 개인차를 인정하고 학생 중심의 열린 교육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한 제 도다.현재 진행되고 있는 교육개혁과 맥을 같이 하기도 한다. 그러나 외국 언론이.책상앞의 호랑이'를 길러내는데 그치는 것으로 비판한 우리 교육이 속진제를 시행함으로 해서 더 나아졌다고 보기 어렵다.속진제가 실효를 거두기에는 아직 문제점이 많은것이다.속진제 자체에 개선할 점은 여럿이다.첫째 ,속진 방법이획일적이다.속진방법은 10여종이 넘는다. 그중 우리는 조기진급.조기졸업.조기입학의 학년별 속진방법만 적용하고 있다.앞으로는 사사(私師)제도.고등학생의 대학과목 수강.이중등록.통신학습.자습에 의한 속진.학점인정 시험제도.이수과정 압축등의 다양한 방법을 신축성있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둘째,절대평가 또는 전국수준의 검사미비로 인해 학교.지역간의 학력차를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앞으로는 학교별 상위 1%이내가 아니라 전국 수준에서 상위 1%이내의 기준을 적용할수 있도록 학업성취에 대한 절대평가를 시도하거나 전국적 인 규모의 학업 성취도검사가 가능해져야 할 것이다. 셋째,사고력.창의적 문제해결력을 키워주고 평가하는 방법을 구사하는 교사와 교수.학습 프로그램이 미비돼 있다.선진 여러나라들은 창의성 개발과 심화학습에 더 많은 비중을 둬 특별활동및 방과후 또는 주말 특별재능반을 활발히 운영한다.심 화학습없이 속진만 시행하는 우리와는 매우 다르다.창의성과 과제집착력을 길러주지 않는 학습활동,교수.학습방법을 적용하지 않는 속진제는 창의적.생산적인 전문가를 일찍 배출하려는 속진제 도입의 기본 취지에 맞지 않는다. 이 문제를 제7차 수준별 교육과정이 어느 정도 해결해 주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현재 제시된 수준별 교육과정(안)은 우수한아동을 위해 심화반.특별반등을 둬 우수한 학생들이 창의성과 과제집착력을 더 발휘하는 학습활동에 참여할 가능성 이 커진다.그러나 이것만으로도 충분치는 않다.실은 이 수준별 교육과정을 운영할 교원의 자질향상이 더 시급하다. 속진제는 창의적.생산적 전문가를 일찍 길러내기 위한 제도다.그러나 교육여건 미비로 인해 이 제도가 책상앞의 호랑이를 일찍길러내는데 그쳐서는 안된다.국제사회에서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호랑이를 길러낼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 전반에서 창의성과 과제집착력을 개발하고,평가할 수 있는 여건과 풍토를 갖춰야 한다. 〈한국교육개발원 영재교육연구위원〉 조석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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