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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푸르게>옥상정원을 만들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콘크리트로 뒤덮인 회색 도시에 푸른 공간을 늘리는 것은 도시인들의 소망이다.도시에서 녹색공간을 늘리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최근 건물지붕이나 옥상에 꽃과 나무를 심고 가꾸는 방법이 관심을 끌고 있다.지붕녹화와 옥상정원이 갖는 이점과 외국사례등을 살펴본다. [편집자註] 건물 지붕.옥상에 꽃과 나무를 심는 지붕녹화와 옥상정원이 널리 보급된 나라는 독일이다. 19세기부터 화재예방을 위해 지붕에 흙을 덮기 시작했고 풀씨가 날아와 번식하면서 자연스럽게 지붕및 옥상녹화가 이뤄졌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폭격에 따른 2차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지붕을 흙으로 덮게 됐고 전후(戰後)복구과정에서도 널리 채택됐다. 특히 70년대 오일 쇼크를 겪으면서 단열재 기능을 가진 옥상녹화로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어 세제혜택을 주면서까지 보급을 장려했다. 연간 35만평의 지붕.옥상이 녹화되고 있는 독일은 체육관.학교.병원등 공공시설 뿐만 아니라 사무실.공장.주택등에도 옥상정원을 가꾸는 사례가 늘고 있다. 20여년전부터 옥상녹화가 시작된 일본에서는 지방자치단체가 설치 비용의 절반을 부담해 녹화작업이 전국적으로 널리 펼쳐지고 있다. ◇이점=옥상.지붕녹화는 녹화면적만큼 도심 녹지를 늘리는효과가 있다. 대기오염을 줄이고 빗물저장으로 도시홍수를 예방한다는 점,또 아름다움을 제공한다는 점은 도시녹지의 장점 그대로다. <표참조> 뿐만 아니라 옥상.지붕녹화는 단열재로서의 기능이 추가된다. 여름철에는 햇볕에 달궈진 옥상의 열을 차단,냉방비를 줄이고 겨울에는 실내 온기가 빠져 나가는 것을 막아준다. 소음을 차단하는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종류.만들기=경사진 지붕등에 적용하는 지붕녹화는 바탕이 되는 토심(土深),즉 토양의 두께가 비교적 얇다.배수장치도 따로설치하지 않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에 환경변화에 잘 견딜 수 있는 잔디나 풀을 주로 심게 된다. 반면 옥상정원의 경우 건물이 하중을 얼마나 견딜 수 있느냐에따라 토심이나 적용되는 식물의 종류도 달라진다. ◇문제점=지붕.옥상녹화를 적용할 때 가장 큰 문제점은 우리 나라의 기후조건.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김현수(金賢洙)박사는“우리나라는 강우량이 여름철에 집중돼 옥상녹화때 배수와 보수(保水)를 함께 생각해야한다”고 지적한다. 옥상녹화 사업을 하고 있는 한국CCR 홍영식(洪瑛植)이사는“최근 기술을 적용할 경우 배수나 기후조건등도 큰 문제는 없다”고 주장한다. 적당한 수종 선택도 과제중 하나.전문가들은 큰 문제가 없다고말하고 있으나 알맞은 수종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가 아직 충분치않은 실정이다. ◇전망=80년대초 한때 옥상녹화 바람이 일었으나 오랫동안 침체기를 맞고있다. 국내에는 잔디.인공토양.토양개량제.배수판등 관련 소재를 생산.공급하는 업체는 많으나 옥상정원의 설계.시공을 전문으로 하는업체는 한두곳에 불과하다. 金박사는“건설기술연구원등 연구기관에서 옥상정원을 올해 연구과제중 하나로 선정하는등 연구가 활발해 국내 보급이 크게 늘어날전망”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도 올 상반기중 을지로 별관 옥상 1백여평을 8천8백만원의 예산을 들여 정원으로 꾸미기로 했다. 서울시 조경과 최광빈(崔光彬)계장은“공시지가로 평당 1억원이넘는 도심지역에 녹지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옥상녹화가 유일한 대안”이라며“을지로 별관 외에 서소문 지역등 서울시내 각 지역 공공 건물이나 빌딩 옥상도 정원으로 가꾸도록 장 려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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