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쿨>배우자 명의 도용 카드社 색출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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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최근 부부 사이에 배우자 명의로 카드를 발급해 쓴 뒤 이용대금을 갚지 않는 경우가 생겨나자 카드사에 비상이 걸렸다.과열 경쟁을 벌이며 마구잡이로 카드를 발급해준 뒤탈을 수습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는 것.특히 부부라 하더라도 동의를 구 하지 않고배우자 명의로 신용카드를 만들었을 경우 명의가 도용된 것과 다름없어 배우자에게 채권을 청구할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오자비슷한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LG신용카드는 A씨가 부인 명의로 카드를 개설해 2년여동안 사용한 뒤 1백90만원 정도를 연체한 상태에서 사망하자 부인을상대로 카드대금 청구소송을 냈으나 12일 법원에서 원고패소판결을 받았다.주택은행도 93년4월 남편 명의로 신 용카드를 만든B씨가 3백여만원을 연체하자 남편을 상대로 소송을 냈으나 역시패소했다.두 경우 모두“신용카드 개설및 사용 행위는 일상적인 가사(家事) 대리의 범위를 벗어난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었다.이에 따라 13개 은행 연합카드 인 비씨(BC)카드와 국민.
외환.삼성.LG.장은카드등은 명의 도용 카드를 색출해내는 묘안을 궁리하고 있다.소송에서 진 LG카드의 경우 실명 확인 작업을 강화하는 한편 3단계에 걸쳐 명의 도용자를 가려내고 있다.
계약할 때 본.지점에서 신분증 사본을 복사해두는 것은 물론이고직장 인사과에 전화를 걸거나 배우자 명의로 신청할 경우 배우자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하고 있다.특히 이혼.별거중인 부부는 확인대상 0순위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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