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으로 재도약 노리는 보졸레 누보

중앙일보

입력

프랑스 햇 와인 보졸레 누보의 유리로 만든 와인 병이 골동품이 될 날도 머지않았다. 주요 생산자들이 친환경 개념을 도입해 기존의 유리 병 대신 재활용이 가능한 플라스틱 병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졸레 지역의 12위 생산자인 갻조르주 뒤 뵈프갽와 갻부아세갽는 올해부터 미국 지역으로 수출하는 보졸레 누보를 플라스틱 병에 담기로 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유리 병은 제조 과정에서도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이 많고 재활용이 안 된다. 반면 플라스틱 병의 경우 술을 마신 뒤 수거해서 다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플라스틱 병은 무게도 가볍기 때문에 이 역시 CO2 배출 감소와 함께 운송비 절감 효과도 거둘 수 있다는게 부아세 측의 설명이다. 조르주 뒤 뵈프는 올해부터 운송 방식도 바꾼다. CO2 배출이 가장 큰 교통 수단인 항공편 대신 선박을 이용한 수출 물량을 크게 늘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조르주 뒤 뵈프는 정부 측에 와인의 선적 시기를 앞당기는 요청서를 제출했고 최근 허가를 받았다. 보졸레 누보는 11월 셋째 목요일(올해는 20일)로 개봉 일자가 정해져 있고 이에 따라 수출 물량의 출하 시기도 정부가 통제한다. 이 회사는 수출물량의 75%에 해당하는 200만 병을 배로 운송할 계획이다. 이전까지는 30% 정도만 선박을 이용했다.

조르주 뒤 뵈프는 용기와 운송 방식을 바꾸면서 미국 내 소매 가격을 14.99달러에서 12.99달러로 2달러 낮출 예정이다. 보졸레 지역의 생산자들은 미국에서의 실험이 성공할 경우 수출용 와인의 용기와 운송 방식을 점차 바꿔나갈 것으로 전해졌다. 보졸레 누보는 프랑스 보졸레 지역에서 9월에 수확한 포도로 술을 빚은 뒤 그해 11월 개봉하는 햇 술이다.

파리=전진배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