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過熱자제 대통령 회견 불구 與 예비후보들 자기과시 노골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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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연두기자회견이 신호탄이라도 되듯 여권내 예비주자군들의 발걸음이 빨라졌다.각계와의 대화모임과 방문행사가 크게 늘었고 자기 선전.과시도 노골화하고 있다.
특정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분명히 밝히겠다는 金대통령의 의도는“쓸데없이 과열하지 말라”는 쪽인 게 거의 틀림없다.예비주자들의 움직임은 이를 정면으로 어기는 셈이어서 향후 청와대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연두회견 하루 뒤인 8일 오전 이홍구(李洪九)대표는 당무회의장에서“지난해 연말 저는 많은 선택을 했고 또 많은 일을 했다”며 이례적인 자찬(自讚)을 했다.李대표는 또“경제가 대단히 어렵다는 국민들의 상황인식과 이를 극복해야 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다지는 계기가 마련됐다”며“우리당의 국가 경영능력을 국민들에게 보여줬다”고 말했다.
가급적 자신을 내세우지 않던 평소 스타일에서 달라진 모습이다.李대표 측근들은“당정개편을 안한다는 대통령의 언급은 李대표에대한 신임 재확인”이라고 해석한다.
이회창(李會昌)고문도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앞으로.이회창과의 대화'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1주일에 한번씩 각계각층 인사들과 접촉하겠다고 한다.8일에는 서상목(徐相穆.서울강남갑)의원과 차동세(車東世)한국개발연구원원장.이한구(李漢九 )대우경제연구소장.이윤호(李允浩)LG경제연구소장등 내로라 하는 경제전문가10여명과 토론을 가졌다.이날은 경제대화였지만 앞으로.안보대화'.교육대화'식으로 이름을 붙여 가며 만남의 지평을 확대해 간다는 것이다.李고문은 토론회가 끝난 뒤 남대문시장을 방문해 상인대표들과 상가식당에서 오찬을 함께 했다.“나도 이제 유권자들을 직접 만나겠다”는 명백한 의사표시로 해석된다.
최근 정무장관직을 떠난 김덕룡(金德龍)의원도 더 바쁘게 뛰기시작했다.그는 9일부터 2박3일간 자신의 취약지인 대구.경북을방문한다.상공회의소 및 비산염색공단.구미공단 방문,지역언론과의간담회등 의도가 명백해 보이는 일정이다.
대통령 특사로 니카라과를 방문중인 박찬종(朴燦鍾)고문은 귀국즉시 대의원들과의 접촉을 시작하겠다고 한다.최형우(崔炯佑)고문측은“대통령이 차기후보의 덕목으로 거론한 추진력은 崔고문을 따를 후보가 없다”며 고무돼 있다.이한동(李漢東) 고문측은“金대통령의 발언내용은 그동안 李고문이 계속 강조하던 내용과 상당히일치한다”며 힘을 얻은 분위기다.
청와대의 자제령에도 불구하고“나요 나”를 외치는 예비주자들의발걸음을 막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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