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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불안해도 든든한 ‘1등 기업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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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호시절에는 쑥쑥 크는 기업의 주식이 주목을 받는다. 이미 덩치가 커질 만큼 커진 곳보다 주가도 더 많이 뛰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세계 증시가 ‘서바이벌 게임’을 벌일 때는 얘기가 다르다. 매출이 남보다 안정적이고 시장점유율이 높은 종목의 주가 흐름이 나은 경우가 많다. 주요 증권사가 “독점 기업, 1등 기업에 주목하라”고 권하는 이유다.

한양증권이 13일 국내 시장에서 독점적인 시장점유율을 가진 기업으로 꼽은 13개 종목이 대표적이다. 국내 담배 시장의 70%를 점유한 KT&G와 국내 발전 정비 1위 업체인 한전KPS가 포함됐다. 선박용 해상 통신장비 1위 삼영이엔씨와 국내 주정업체 가운데 1등인 진로발효도 이런 종목으로 꼽혔다.

임동락 연구위원은 “이들 업체도 경기 침체를 피해갈 순 없지만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 할 것”이라며 “특히 무차별 주가 급락이 끝나고 반등이 이뤄질 때 수혜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탄탄한 그룹의 주가가 최근 급락장에서 그나마 상대적으로 덜 빠진 것도 비슷한 이유다. 대신증권이 9월 말 이후 주요 그룹주의 시가총액 감소율을 따져봤더니 재계 순위 1~4위 가운데 현대차를 제외한 삼성·SK·LG 그룹주가 코스피 대비 선방했다. 시장 지배력이 강하고 경기를 덜 타는 KT·한국전력도 계열사 평균이 시장 평균보다 나았다. 펀드의 경우도 최근 한 달간 국내주식형이 평균 8.8%의 손실을 내는 동안 삼성그룹주 펀드는 3~5%대 손실에 그쳤다.

대신증권 성진경 시장전략팀장은 “지금은 어떤 기업이 이익을 많이 내느냐보다 누가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지가 더 중요해졌다”며 “독점적인 시장 지위를 가진 업체가 유리한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룹주에 투자할 때는 재무구조를 잘 살펴야 한다. 단기 부채가 너무 많거나 현금성 자산이 부족할 경우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성 팀장은 “유동부채 대비 유동자산이 많은 그룹은 포스코·LG·삼성 순이고, 현금성 자산은 현대차·삼성·현대중공업 그룹 순으로 많이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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