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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특허분쟁에 대비하도록 특허지도 120개 곧 완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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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첨예해지는 국제 특허 분쟁에 기업들이 대비할 수 있도록 특허 지도(patent map)를 대폭 강화하겠다. 올해 안에 1백20개 기술 분야의 특허 지도를 완료하고 내년부터는 차세대 성장동력 분야를 집중 보강하겠다."

하동만(河東萬) 특허청장은 지난 14일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특허 지도란 국내외 기술 흐름과 특허 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정보다. 특허 지도를 활용하면 기업들이 자신의 기술 수준이 어디에 와 있고, 선행기술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어 기업들이 꼭 필요한 특허 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다.

河청장은 또한 "자금과 정보가 약한 국내 중소기업들의 국제 특허 분쟁을 도와주기 위해 특허 소송 비용을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특허를 한개 이상 보유하고 있는 중소기업 수는 1999년의 3000개에서 지난해 2만2000개로 늘었지만 아직 전체 중소기업 12만여개 중 18%에 그치고 있다.

인터넷 특허 시스템도 업그레이드된다. 河청장은 "현재 오전 9시~오후 6시에만 인터넷으로 볼 수 있는 특허 정보를 2006년부터 24시간 제공할 계획"이라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개발 협약을 체결, 특허 정보를 실시간 자동으로 영어로 번역해 주는 시스템도 2006년까지 갖추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따른 예산은 230억원으로 잡고 있다.

장기적으로 '특허 속지주의'도 탈피할 계획이다. 이는 자국에서 신청된 특허를 자국에서 심사하는 것으로 미국.일본.유럽 등이 특허를 상호 인정하도록 심사 체계를 개방형으로 바꾸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기업들이 여러 국가에서 동시에 특허를 출원할 필요가 없어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河청장은 "이를 위해 일본과 2002년부터, 중국과는 2003년부터 시범적으로 특허 심사를 공동으로 진행 중이며, 올해는 호주와 공동 심사 협력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요 기술 분야별로 구성돼 있는 국제 '특허 풀(pool)'에 국내 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河청장은 "특허 풀은 다수의 특허 소유자가 대행기관에 보유 특허권을 공동 출자해 위탁 관리 하는 시스템이어서 여기에 참여하면 국제 특허 분쟁을 미리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기관이나 기업 중 현재 국제 특허 풀에 참여하고 있는 경우는 삼성전자.큐리텔.ETRI밖에 없다. 이를 위해 특허청은 국외 특허 풀에 대한 분석과 정보를 기업들에 정기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河청장은 또한 국내 기업들의 빠른 특허 등록을 도와주기 위해 현재 22개월인 특허 출원 대기 기간을 2007년까지 12개월로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河청장은 "미국은 2000년부터, 일본은 2002년부터 '지식재산 입국'의 기치를 내걸고 기업들의 특허 등록을 독려하고 있다"며 "이는 이제는 지식재산으로 먹고살겠다는 표현이며, 한국도 여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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