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道로 두아이 낳은 아내 無精子症 남편이 끝내 살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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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아내를 사랑했었는데 어쩌다 이지경까지 됐는지….” 무정자증으로 고민하던 40대 공무원이 아내가 바람을 피워 남매를 낳자7년간 비밀로 하며 용인해왔으나 끝내 정신적 갈등을 이기지 못하고 부부싸움 끝에 아내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다.4일 살인혐의로 경찰에 구속된 李모(41.공무원 .서울성동구마장동)씨는83년 부인 朴모(39)씨와 결혼,남부럽지 않은 신혼살림을 시작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도 아이가 생기지 않자 고민끝에 병원을 찾았으나“무정자증으로 아이를 낳는게 불가능하다”는 청천벽력같은 검사결과를 통보받았고 이때부터 불행이 싹트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89년 아내가 임신했고 李씨는 아내가 외도했다는사실을 알았지만 애써 덮어두었다.아내는 첫 아들에 이어 91년엔 딸을 낳았다.
李씨는 고민끝에 부인 朴씨에게“그 누구에게도 모든 사실을 절대로 알리지 말고 부부만 아는 일로 하자”고 당부하며 가정을 계속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정신적 고통을 이기지 못한 李씨는 지난해부터 웬일인지.처가에서 내가 무정자증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의처증 증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전화기에 몰래 녹음기를 설치해 부인과 처가 사이의 전화통화를일일이 녹음했다.2~3개월전부터는.아내가 나를 독살하려 한다'며 아내가 차려주는 밥은 아들과 함께가 아니면 절대 먹지 않을정도였다.
李씨는 3일 오전6시20분쯤 자기집 안방에서 부인을 붙잡고“아이들의 진짜 아버지가 누구냐”며 지금까지 서로 금기로 여겨오던 부분을 추궁하기 시작했고 욕설이 오가는 부부싸움 끝에 흉기로 아내를 찌르고 말았다.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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