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만대장경 9만 동판경으로 새로 태어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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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스님이 새로 조성될 동판 팔만대장경 견본을 들여다고보 있다. [변선구 기자]

해인사 팔만대장경(세계문화유산.국보 32호)이 반영구적인 동판(銅版)으로 새로 태어난다.

오는 17일 오전 경남 합천군 해인사 대적광전에서 열리는 봉정식(부처에게 물건을 올리는 의식)을 기점으로 동판 팔만대장경 조성 사업이 본격화한다.

해인사 주지 세민(世敏) 스님은 13일 "지난 6개월간 각계 전문가의 숙의를 거쳐 동판 팔만대장경의 최종판을 결정했다"며 "2006년까지 관련 사업을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스님은 "770년 전에 만들어진 목판 대장경을 소중히 보존하고 후손에게 길이 물려주기 위해 동판 대장경을 조성한다"며 "고려시대 몽골의 침입 당시 온 백성을 하나로 모았던 목판본처럼 새로 선보일 동판본도 남북.동서로 갈라진 우리나라를 통합하는 데 기여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동판 대장경은 구리에 주석과 인을 섞은 인청동으로 만들어진다. 가로.세로 크기는 목판본과 차이가 없으나 무게는 0.7㎏가량 더 무겁다.

또 목판본에 빠진 역대 한국 고승들의 어록을 추가해 모두 9만여장으로 완성될 예정이다.

세민 스님은 "총 200억원을 들여 세계에서 가장 정확하고 방대한 '21세기 신대장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정호 기자<jhlogos@joongang.co.kr>
사진=변선구 기자 <sunni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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