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최대폭 인하 … 시장불안은 여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1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대폭 내리고, 최대 10조원 규모의 은행채를 사주기로 했다. 금융위기로 시중에 돈이 돌지 않고 경기가 가라앉자 내놓은 비상 대책이다.

한은은 27일 오전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5.0%에서 4.25%로 0.75%포인트 낮춘다고 발표했다. 0.75%포인트 인하는 처음 있는 일이다. 이달 9일 0.25%포인트를 낮춘 것을 감안하면 18일 만에 1.0%포인트를 내린 것이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내수가 상당히 빨리 둔화하고 있는 데다 수출도 계속 잘될 것이라 자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침체 등 여러 위험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해 추가 인하 가능성을 내비쳤다.

한은은 통화량을 조절하기 위해 사들이는 대상 채권에 은행채와 한국토지공사 등이 발행한 특수채권을 포함하기로 했다.

기준금리 인하 소식에 이날 시중 금리는 크게 떨어졌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전날보다 0.14%포인트 하락한 6.04%로 마쳤다. CD금리 하락은 5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28일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03%포인트 내리기로 했다.

금리 인하에도 주식시장은 여전히 불안했다. 코스피지수는 하루 종일 등락을 반복하다 전날보다 7.7포인트(0.82%) 오른 946.45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15.49포인트(5.60%) 하락한 261.19로 마쳐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원-달러 환율도 5거래일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18.5원 오른 달러당 1442.5원으로 마감해 10년5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김준현 기자

[관련이슈] 미국발 금융 쇼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