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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선 미스터리 밝힐 사진 발견-전문가들이 푸는 '해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이번에 발견된 사진속의 거북선은 현충사 등지에 있는 모형과 큰 차이를 보인다.먼저 거북선의 상징인 용머리의 형상부터 크게다르다.복원 거북선은 글자 그대로 용두를 황새목처럼 쭉 치켜든모습이다.바로 『이충무공전서』(영조19년.17 42년)의 「전라좌수영귀선(全羅左水營龜船)」에서 딴 것이다.
그러나 사진의 용머리는 뿔 달린 괴수처럼 생겼고 배 높이를 벗어나지 않는다.이에 대해 충무공연구가인 이종학(李鐘學)씨는 『용머리가 원래 기괴하고 선체가 투박하게 생겼다는 문헌 기록이많이 있다』고 뒷받침한다.그는 또 용머리가 배의 높이와 비슷한것에 대해 『용머리가 고정돼 있지 않고 거북의 목처럼 들락날락하도록 만들었다는 나의 주장을 입증하는 발견』이라고 강조한다.
李씨는 그 근거로 경상관찰사 신석우(申錫愚.1850~65)가쓴 『해장집(海藏集)』을 제시한다.이 책에는 군사훈련중인 거북선의 용머리가 들락날락했으며 입도 벌렸다 오므렸다하는 것으로 그려져 있다는 것이다.
국사편찬위원회 방상현연구관은 복원 거북선과 달리 용머리 코부분에 대포구멍이 두개,그 아래 좌우의 문 옆에도 대포구멍이 각각 한개씩 뚫려있는 것은 『이충무공전서』에 나타나는 그대로라고설명했다.이 사진을 검토한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차이점 가운데 가장 많이 언급된 부분은 선체(몸체).상장(뱃집).귀배(거북잔등)의 비율이다.
복원 거북선과 비교해 볼때 상장의 폭이 좁은 반면 높아보인다는 지적이 거북선관련 논문을 여러편 발표한바 있는 박혜일(朴惠一.전서울대 원자핵공학과)교수와 이원식(李元植.해사 보관 거북선 모형 제작자)씨에 의해 제기됐다.
사진의 거북선 각 부위를 정밀하게 측정.비교한 이원식씨의 경우 『나무의 노후상태로 보아 자연상태에서 오래 방치된 것으로 보이나 기존의 배를 거북선으로 개조한 다소 작은 거북선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실제로 문헌에는 판옥선을 거북선으로 개조했다는 기록이 나온다.그는 또 조선시대에는 주로 나무닻을 사용했는데 사진의 거북선은 큰 쇠닻을 사용한 점도 차이로 지적했다. 『유물의 재발견』 저자인 남천우(南天祐.전서울대 물리학과)교수는 노를 젓기 위해서는 상장이 선체 바깥으로 나와 있어야하나 그렇지 않다는 점,그리고 배의 폭이 다소 좁다는 점을 지적했다.그러나 南교수도 모형일 가능성은 배제했다.
거북선의 옆문(37면 가운데 사진)이 안쪽에서 바깥으로 밀어열도록 만들어졌다는 것도 주목된다.
□ 김창호 학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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