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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뛰는방송인>11.KBS TV 박해선 PD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쇼(show)와 시(詩).
화려한 무대,현란한 의상,요란한 춤과 노래를 연상시키는 전자와 부단한 언어의 조탁으로 영혼의 결정을 담아내는 후자 사이엔확실히 괴리가 있다.
그럼에도 어떤 사람들은 둘 사이에 공통점이 있다고 주장한다.
KBS TV2국 박해선(40.사진)PD도 그 연관성을 증명하기위해 다양한 실험을 시도하는 사람중 하나다.그는 시인이다.82년 『시문학』을 통해 등단했고 90년에는 『늑대 와 삐비꽃』이라는 시집도 냈다.시인 PD가 만드는 쇼프로그램? 여기서 우리는 왠지 그의 작품에는 어지러운 조명,검정 선글라스와 배꼽티,뜻모를 괴성따위는 없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된다.그리고 그 기대는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기쁜 우리 젊은날』『이문세쇼』,그리고 최근 『이소라의 프로포즈』에 이르기까지 그의 작품들을떠올리다 보면 어느새 충족되고 만다.
『많은 세상사가 유사한 형태를 띤다.시나 노래나 그림이나 방송프로그램이나 마찬가지다.작품으로 완성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구성요소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자연스러움이다.』 편안한 재미와아늑한 웃음,그리고 시심(詩心)이 배어나는 쇼프로그램.이것이 그가 지금까지 추구해왔고 추구해 가려는 화두다.하지만 의식적인자연스러움은 오히려 부자연스러운 것이 아닐까.이에 대한 그의 대답은 두가지다.
『전 음악을 잘 모릅니다.듣는 것은 좋아하지만.그래도 제 프로그램이 좋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것은 상식을 벗어나지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거창한 음악회 곡목보다 길가던 행인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는 선율쪽을 택하는 것 뿐 이죠.』 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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