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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양호 前국방장관 비리 폭로 제3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국민회의가 이양호(李養鎬)전국방장관의 군기밀 누출의혹.진급로비 청탁.뇌물수수 혐의를 폭로한데 이어 19일 李전장관이 대우중공업 군장비사업에도 관여했다는 추가폭로자료가 공개돼 의혹이 날로 부풀고 있다.
李전장관은 국민회의 3차폭로인 대우측과의 관계및 재산증식 의혹에 대해 모두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그러나 1,2차 폭로내용이 李전장관의 부분 시인으로 일부 사실로 드러난데다 폭로내용들이 매우 구체적이어서 쉽게 떨쳐버릴 수 없는 상황 이다.대검중앙수사부의 수사도 뇌물수수 부분에 집중될 것으로 보여 수사결과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추가폭로는 ▶李전장관이 국방장관시절 지지부진한 경전투헬기사업(주사업자 대우중공업)을 활발하게 진척시키고 새로 시작한 공군형 장갑차사업을 대우측이 수주토록 적극 후원▶그 대가로 李전장관과 무기중개상 權병호씨에게 20억원 제공 약속▶ 그중 3억원과 13억원이 건네졌으며▶공직자 재산등록 과정에서의 누락및 축재의혹이 골자.
대우관련 부분에 대해 李전장관측은 터무니없는 날조라고 반박하고 있다.오히려 검찰이 명명백백하게 밝혀달라고 흥분할 정도다.
반면 국민회의측 「자료」는 일자.등장인물.오간 이야기.액수등이 상당히 구체적이다.李전장관-무기중개상 權병호씨-대우 石모사장등 3인 회동(95년7월7일 서울 여의도소재 한 중국음식점)의 정황에서부터 대우측이 權씨를 접촉하게 된 배경 과 李전장관에게 부탁한 내용의 앞뒤 연결이 그럴싸하다.
국민회의측 자료에 따르면 權씨는 『대우측이 경전투헬기 주사업자로 선정된 이후 수요자측인 육군의 반대로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95년2월부터 나를 통해 李전장관과 부단히 접촉을 도모했다』고 말했다.이 대목은 대우측 설명과도 비슷하다.
權씨가 「李장관」을 판 단독 사기행각일 수도 있다.그러나 李전장관이 국민회의 천용택(千容宅.전국구)의원에게 權씨를 지칭하며 『5년동안 사기꾼에게 끌려다녔다』고 말한 대목을 보면 뭔가석연치 않은 구석도 있다.
이즈음의 대우 입장이 묘하다.李장관 부임 당시 대우가 주사업자인 경전투헬기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태였고 공군형 장갑차사업이 시작될 시기였다.두 사업에 가장 영향력있는 李전장관.대우로선 그의 후원이 이뤄진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이란 점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대우가 權씨를 먼저 찾았든,權씨가 대우측을 찾아갔든 양자가 접촉한 것은 분명하며 양자간 李씨의 영향력행사 문제가 구체적으로 언급된 것도 틀림없다.이후 李전장관이 등장했는지,등장했으면 어떤 제의를 받았는지 는 앞으로 검찰수사의 초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회의측 주장중엔 權씨가 『대우 제품이 철제 바퀴형이라 소음,통신장애,활주로 파손,실내공간 불충분등의 문제점이 있음에도불구하고 무리하게 추진됐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국민회의 한관계자는 『李전장관은 바퀴가 문제되자 「그럼 고무로 싸면 될 것 아니냐」는 아이디어도 직접 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李전장관이 무리해가면서까지 대우를 음양으로 후원했다는 주장이다.
李전장관의 아파트 구매자금 7억원의 출처도 여전히 의혹으로 남아있다.李전장관측은 처남에게 맡겨 증권투자로 증식한 자금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국민회의측은 아파트 구입시기(93년7월),증권투자대금의 규모등을 들어 의혹의 눈길을 풀지 않고 있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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