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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주변 어떻게 꾸며야 하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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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신공항 건설을 계기로 영종도 일원을 국제자유지역으로 개발하자는 논의는 지금까지 여러 차례 있었다.정부가 공식적으로 개발계획을 수립.발표한 것만도 두 차례고,이번 신공항건설공단의 용역보고(10월10일자 본지 1면보도)가 세번째다.이 번 계획은 ▶정부발표가 아닌 국내외 유력 연구기관이 공동으로 수립했고▶정부계획에 비해 개발위치.도시성격이 크게 바뀐 점이 특징이다.그동안 정부는 영종도를 「자유도시」로 개발한다고 했으나,전문가들은 「업무지역」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영종도개발계획은 94년7월 당시 청와대 사회간접자본투자기획단이 「영종도일원 2천5백40만평을 인구 50만명을 수용하는 대규모 국제자유도시로 개발하겠다」면서 시작됐다.이 계획은 영종도를 국제무역.투자.금융등 경제활동이 자유로운 국제 개방도시로 지정해 누구나 비자없이 수시로 드나들게 한다는게 골자였다.
건설교통부는 작년 9월 이보다 한 술 더 떠 영종도를 아주 「세계도시」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건교부는 신공항 남쪽 용유.
무의도 8백40만평에 텔레포트등 세계인 교류거점을 만들어 국제적인 기업과 조직체를 유치하겠다며,당장 「세계도시 개발본부」「세계도시개발촉진및 운영에 관한 법률」등을 추진하겠다는 의욕까지보였다. 이보다 앞선 작년 4월 신공항건설공단은 용역비 10억원을 들여 국토개발연구원등 국내 6개 연구기관에 「공항주변지역을 자유지역으로 개발하는 것이 정말 타당한가」에 대한 조사연구를 의뢰했고,지난 9월 최종보고를 받았다.
연구단은 「인천국제공항은 당장 거점(hub)공항으로서의 가능성이 희박하고,외국기업유치도 불확실하기 때문에 우선은 공항배후주거.이주민 단지를 먼저 개발하자」며 공항 북쪽 1백7만평을 대상지로 제시했다.연구단은 국제자유지역은 2000 년 이후에 단계적으로 개발하자는 의견이다.개발대상지역도 건설교통부가 지정한 용유.무의도가 아니라 영종도.연구단은 영종도 1천2백50만평중 53%인 6백64만평을 개발해 공항배후지원및 국제업무기능을 유치하고,용유도는 관광.위락기능 위 주로 1백64만평만 개발하며 무의도는 전혀 개발하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이 계획은 앞으로 건교부.인천시.공단이 협의해 구체적인 추진방침을 확정하는 절차를 남기고 있다.때문에 영종도가 꼭 이 계획대로 개발된다고 단언하기는 어렵지만,공단은 현재 1단계 공항배후주거단지등 60여만평에 대해서는 이미 매립을 위한 지질조사및 실시설계를 시행하는 중이다.인천시도 이주단지 위치를 빨리 결정해야 할 입장이다.최종 방침은 정부가 곧 확정해야 하지만 영종도는 아무래도 「꿈에 들뜬 자유도시」보다는 「보다 현실적인공항지원도시」가 적절할 듯 싶다.
음성직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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