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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野영수 청와대회담 대화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19일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 신한국당 이홍구(李洪九)대표.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자민련 김종필(金鍾泌)총재.김수한(金守漢)국회의장등 여야영수 5자회동은 설렁탕 오찬속에 2시간50분간 진행됐다.회담이 끝난뒤 청와대와 신한국당 은 만족하다는 표정인 반면 야당은 가벼운 불만을 토로하는 모습이다.다음은청와대와 3당발표로 재구성한 대화록.
◇무장공비 문제 ▶김영삼대통령=(상황을 설명한뒤)북한은 적화통일야욕을 한시도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국회에서도 대북경고와 국민들의 경각심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정치권에서도 협력해주십시오.
▶김대중총재=국회에서 여야가 결의안으로 북한에 경고를 하는게좋겠습니다.대북방어에 허점을 드러낸 것과 관련해선 책임질 사람은 책임을 지워야 국민이 안심할 수 있을 겁니다.
▶金대통령=북한의 식량 배급이 끊겼고(시장에 1만여명이 모여있는 항공사진을 보여주며) 매일 시장이 열리는데 군인도 하루 한끼만 먹는 경우도 있는 것같습니다.
◇안기부 수사권 ▶이홍구대표=이를 계기로 안기부 수사권을 강화해야 하겠습니다.
▶김대중총재=필요하면 검찰.경찰의 수사권을 강화하면 됩니다.
인권 침해가 막대합니다.그 피해자가 바로 나 아닙니까.
▶金대통령=안기부는 이제 많이 바뀌었습니다.걱정 안해도 됩니다. ▶김대중총재=나도 그 피해자중 한사람입니다.이런 안기부에어떻게 수사권을 줍니까.
▶김종필총재=법을 고쳐 대공수사권을 강화하자는 발상 자체에 대해선 찬성합니다.하지만 더 급한게 경찰의 대공수사권입니다.
◇중남미 순방 ▶金대통령=남미를 가보니 지도자들이 「잃어버린80년대」가 있었다는데 후회하고 있습니다.그리고 그런 일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국민과 지도자들이 힘을 모아 경제발전에 진력하고 있습니다.이들 국가는 우리와 경제협조를 바라고 있으며 남미시장은 우리 경제발전에 중요합니다.여야없이 협조바랍니다. ◇경제난국 타개 ▶김대중총재=안정.성장.수출이라는 경제발전 3대요소가 모두 중대한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경제위기 현실을 국민에게 솔직히 알리고 정부가 취할 개선책을 밝혀야 합니다.무엇보다 정부부터 허리띠를 졸라매는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내년 예산 은 경제성장과 물가앙등에 맞춰 11%선으로 억제해야 합니다. 국제무대에서 무한경쟁의 힘든 투쟁에 참여하는 대소기업인들의 사기를 고무시켜야 합니다.근로자도 자기들만 희생당한다는피해의식을 갖지 않도록 유도해야 합니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은 2~3년 연기했으면 좋겠습니다.
▶金대통령=경제를 살리는데 여야가 힘을 합해야 합니다.OECD 가입은 우리가 가입하려고 애쓰는 것이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경제적으로 큰 나라가 됐으니 가입하라는 여론이 있습니다.개방을안하고는 살수 없는 시대입니다.이번 기회에 가입 해 선진국들이새로운 경제질서를 형성하는데 참여하는게 국익을 위해 좋습니다.
야당의 적극적인 협조를 바랍니다.
▶김종필총재=내년도 예산은 초긴축예산으로 재조정돼야 합니다.
물가는 뛰고 산업은 공동화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기업을 시달리게 하지말고 기업활동을 활성화시킬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게 필요합니다.금융실명제도 보완돼야만 합니다.OECD 는 가입하지말자는게 아닙니다.불이익을 자초하는 우려스러운 모습이 보인다는건데 서두르는 바람에 올해안에 가입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습니다. ▶김수한의장=국회에서 원만히 잘해 봅시다.
▶김대중총재=알건 알고 해결할 건 해결합시다.과거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이 金대통령,김종필총재,나와 만날 때는 한건 한건얘기하지 않았습니까.아무 말씀 안하시고 잘 알아들었다고만 하시면 어쩝니까(4~5차례 반복).
◇기타 ▶김대중총재=부정선거와 관련,명백한 인적.물적 증거가있는데도 검찰은 수사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있습니다.더구나 종로에서는 폭로 당사자가 출국해버리는 사태가 일어났습니다.어떻게그렇게 빨리 여권을 챙겨가지고 나갈 수 있습니까.검찰 은 왜 그런 중요 증인에게 출국금지 조치를 하지 않았습니까.
▶김종필총재=(검찰이 기소한 자민련 의원 3명을 거론하며)선관위에서 사전선거운동을 안했다고 하는데도 검찰이 기소를 하며 괴롭히고 있습니다.지난번 영수회담때 신한국당 의원들의 부정선거내용을 증거까지 제시했는데 이들에 대해서는 손도 안대고 야당만수사하고 있습니다.시정해야 합니다.
박보균.김진국.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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