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고장 … 멈춰선 화천댐 인공 어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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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댐에 설치한 모노레일형 인공어도가 고장으로 멈춰 섰다. 지난해 12월 준공 후 두 번째다. [연합뉴스]

북한강 상류 파로호의 수중생태계를 복원한다는 명목으로 화천댐에 설치한 모노레일형 인공 어도(魚道. 고기길)가 잦은 고장으로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화천군은 지난 해 12월 국·도비 22억5900만원을 들여 화천댐 하류의 물고기를 댐 위 파로호로 실어 나르는 모노레일형 어도를 설치해 산란기에는 하루 2회, 비 산란기에는 1회씩 운영할 계획이었다.

이 어도는 1943년 화천댐 건설로 물고기의 이동 통로가 완전 단절된 화천댐에 1043m의 모노레일을 설치, 상류로 올라가지 못하는 물고기를 집어기에 모은 뒤 레일을 따라 댐 상류로 실어 나르는 시설이어서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모노레일형 어도는 본격적인 가동에 앞서 지난 겨울 시험운영 중에 고장 났다. 이 때문에 올해 산란기(4~5월)에 한 번도 가동하지 못했다. 화천군은 고장 난 시설을 수리해 지난 7월부터 가동했으나 8월초 집중호우 당시 화천댐에서 흙탕물이 방류되면서 어도와 연결된 용수로 배관이 훼손돼 현재까지 방치되고 있다.

환경수도과 정태환 과장은 “고장 난 시설을 수리해 다음주 중에 가동하겠다”며 “가뭄이나 홍수기에도 고장 나지 않도록 시설을 보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화천군의회 이재원 의원은 “댐 위와 아래 물고기 종류가 다르지 않는데 막대한 예산을 들여 어도를 만든 것 자체가 이해하기 어렵다”며 “더구나 자주 망가지는 등 문제가 있는 만큼 다른 활용방안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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