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리 9단(중국) ●·진시영 3단(한국)
진시영 3단이 벼랑 끝처럼 위태로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결연히 칼을 뽑아 귀를 잡아버리자 구리 9단의 눈매도 사나워졌다. 무섭게 수를 보며 결정타를 찾는다. 그러나 중앙 흑이 119로 살짝 벗어나자 수가 될 듯 될 듯 하면서도 안 된다.
‘참고도 1’ 백1로 끊는 것은 흑4까지 수 부족. 그래서 122로 수를 늘려놓고 124 쪽으로 막았는데 이때 진시영의 125가 곡예사 같은 한 수. 귀의 백은 5수, 흑도 5수니까 한 수 빠르지만 ‘참고도 2’처럼 조이는 것은 포위망이 터지고 만다. ‘참고도 3’은 그냥 한 수 부족. 그래서 132뿐이었는데 이번엔 133의 1선 타넘기가 성립했다. 끔찍하고 치열한 수읽기 끝에 진시영은 기어이 귀를 잡는 데 성공했다.
박치문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