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좀 보시죠” 전화벨 요란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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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통신업계의 인터넷(IP)TV 마케팅 경쟁이 불붙었다. LG파워콤과 KT에 대한 당국의 영업정지 조치가 끝나는 시점과, SK브로드밴드(옛 하나로텔레콤)가 실지 회복을 다짐한 시점이 겹치면서 3사 간의 치열한 육박전이 예고된다. 세 회사는 가입자 정보유출로 인해 근래 25~40일의 초고속인터넷 영업 정지를 당했다. 그 기간 IPTV 영업은 가능했으나 초고속인터넷이 들어가는 결합상품을 팔 수 없어 어려움이 많았다.

첫 포문은 24일 영업을 재개한 LG파워콤이 열었다. 이 회사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영업정지 조치를 25일간 받았지만 연내 220만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를 확보한다는 당초 목표치를 줄이지 않았다. 초고속인터넷과 IPTV 등을 묶은 결합상품으로 초지일관하겠다는 각오다. 이에 따라 파워콤을 포함한 LG 계열 통신회사들은 조만간 ^초고속인터넷(LG파워콤) ^IPTV와 인터넷전화(LG데이콤) ^이동전화(LG텔레콤)를 모두 묶은 4종 결합상품을 선보이기로 했다. LG데이콤의 고연순 팀장은 “LG텔레콤과 제휴해 사무실과 집에선 유선전화로, 이동 중에는 휴대전화로 쓰는 듀얼 모드 단말기를 출시하겠다”고 말했다.

29일 영업을 재개하는 KT의 각오도 만만찮다. 이 회사는 24일 “프리(Pre) IPTV 서비스인 ‘메가TV’ 가입자가 80만 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이는 선발주자인 SK브로드밴드의 ‘브로드앤TV(옛 하나TV)’ 가입자 수(77만 명)를 추월한 것이다. KT의 이장세 부장은 “30일간의 영업정지 기간에도 기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를 상대로 IPTV 판촉을 계속해왔다”며 “영업정지가 풀리면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초고속인터넷 시장의 최강자인 ‘메가패스’의 경쟁우위를 활용한다는 생각이다.

이 부장은 “초고속인터넷과 IPTV, 자회사인 KTF의 이동전화를 묶은 결합상품을 만들어 사용료를 최고 60%까지 할인해주는 파격 요금제를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KT의 모태인 유선전화의 시장 잠식을 우려해 판촉에 소극적이던 인터넷전화 상품도 적극 판매한다. 초고속인터넷과 IPTV·인터넷전화를 단일 네트워크로 서비스하는 만큼 셋을 묶어 파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는 판단이다. 가장 먼저 40일간의 영업정지를 당했다가 8월 말 마케팅을 재개한 SK브로드밴드 역시 이달 안에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20만 명을 더 확보한다는 목표다. 이 회사는 새 가입자의 상당수가 결합상품을 선택해 IPTV 브랜드인 ‘브로드앤TV’에 가입할 것으로 기대한다. 다음 달에는 초고속인터넷을 신청하면 인터넷전화와 브로드앤TV 서비스를 함께 받는 ‘브로드앤올’ 통합상품 판매를 시작한다(본지 9월 23일자 E4면). 월 사용료는 3만3000원. 이 상품과 SK텔레콤 이동통신을 묶은 ‘온가족 결합상품’에 가입하면 두 상품 모두 기본료 10% 할인 혜택을 줄 예정이다.

관할 당국인 방통위도 IPTV가 조기에 정착하길 바란다. 서병조 방송통신융합정책관을 단장으로 한 ‘IPTV 실무추진단’을 구성해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 중이다.

이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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