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간 차별화 없어 아쉬워-애틀랜타올림픽 방송 결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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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애틀랜타올림픽이 끝났다.
KBS.MBC.SBS등 방송3사는 이번 올림픽을 위해 2백50명 규모의 합동방송단을 구성해 미국으로 떠났고 채널당 하루평균 15시간을 할애했다.이는 바르셀로나 때보다 13%정도 늘어난 것. 하지만 방송3사와 케이블TV까지 가세한 이번 올림픽 중계는 최대 규모였던 만큼 아쉬운 점도 눈에 띄었다.
우선 운영상 미숙한 점이 곳곳에 보여 열대야속 TV를 보던 시청자들을 짜증나게 했다.
예를 들어 남자 4백 계주경기에서 1위로 골인한 캐나다 선수들이 자국 국기를 들고 운동장을 뛰는 모습이 보이는데도 미국 선수가 우승한 것처럼 얘기한 것은 고정관념에 빠진 큰 실수중 하나였다.
또 일부 아나운서들이 바우만을 보만으로,노이만을 뉴만으로 읽는등 선수 이름을 제대로 읽지 못해 혼란을 주는 경우도 있었다.이와함께 한국팀에 대해 객관적인 분석대신 근거없는 낙관으로 일관해 「희망사항」을 너무 피력했던 것도 시청자들 에게 아쉬움을 주었다.
둘째로 지나친 중복편성과 이에따른 결방문제도 검토돼야 할 문제중 하나다.특히 한국의 금메달이 걸려있는 경기의 경우 한 채널내에서도 생방송.녹화방송.하이라이트.매시간 뉴스등에서 반복해지루한 느낌을 주었다.또 다양한 경기,특히 비인 기종목에 대한중계에 인색한 측면을 보여주었다.
방송사간 차별화가 없어 결과적으로 전파낭비를 자초했다는 점도지적사항이다.일본의 경우 NHK와 다른 민영방송국간 스케줄 조정으로 다양한 경기장면을 보여주려 했다는 것은 우리가 시금석으로 삼아야할 것이다.이로 인해 어린이를 위한 프 로그램들이 실종되고 드라마.시사프로그램들의 결방으로 스포츠에 관심이 적은 시청자들은 2중의 고충을 겪어야 했다.
올림픽 중계에 치우쳐 수해상황을 신속하게 보도해 대처하지 못했던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가족친지의 안부를 걱정하는 국민의궁금증은 외면하고 간단하게 뉴스속보나 특보,경기장면중 자막처리정도로 처리한 것은 광고수입을 의식한 것이 아 니냐는 지적이다.가장 아쉬웠던 점은 오로지 금메달에만 관심을 집중해 「인류 대화합」이라는 올림픽 정신을 부각시키는데 실패했다는 점이다.
한국여성단체연합회 매스컴 모니터회 전상금(44)회장은 『「은.동메달에 그쳤다」「아쉽지만 은.동메달」등의 멘트는 아마추어정신을 무시한 것으로 언론에선 자제돼야할 표현』이라고 말했다.
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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