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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한국학 연구에 두가지 변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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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미국의 한국학 연구가 최근 두가지 변화를 겪고 있다.하나는 태평양시대를 맞아 한국학의 중심이 동부로부터 캘리포니아대 LA캠퍼스(UCLA).남가주대(USC).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UC버클리)등 서부 명문대학으로 옮겨지고 있는 것 이며 또 하나는 연구의 중심이 과거 소수의 미국인 저명교수에서 한국인 연구자 주도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UCLA 사회학과 신기욱교수는 이러한 변화를 『태평양시대의 등장을 배경으로 방대한 한인 거주지역이라는 인구학적 배경과 함께 문제의식이 치열한 한국인 중진학자들의 대거 도미(渡美)와 참여가 주요인』이라고 설명한다.
미국 서부의 한국학 연구 3대기지는 UC버클리의 한국학연구소(소장 이홍영교수),UCLA의 한국학연구소(소장 로버트 버스웰교수),USC의 한국학연구소(소장 김남길교수)다.90년대초 설립된 이들 연구소는 짧은 역사에도 미국 전역에서 가장 큰 한국학 연구공간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한국고전.현대문학.불교.문화 및 지성사.언어학등의 분야에서 저명한 교수들을 이미 보유하고 있는 이들 대학은 최근 사회학(UCLA 신기욱교수).인류학(UCLA 박계영교수).민주운동사(USC 김선혁교수).인종학(UC리버사이드 장태한교 수)등에 재미(在美)한국인들이 새 교수들로 포진했으며 UC버클리도 곧 한국사 교수를 새로 임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학기 UCLA에서 32개 강좌에 1천5백여명의 학생이,USC에서 20여개 강좌에 5백여명의 학생이 몰린 현상에서 알 수 있듯 한국학에 대한 수요급증에 부응하기 위한 것.학교 당국도 한국학 연구의 하드웨어 확충을 위한 기반 마련에 나서고 있다.UCLA는 5백만달러(약40억원)를 투자해동아시아연구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며 USC는 미국 중.고등학교 교사들에게 한국을 소개하는 웹사이트를 개설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 넓어진 공간을 활발하게 채우고 있는 것은 연구차 도미한 상당수의 한국인 교수들.한국적 인문사회과학을 세계적 이론틀로 보편화하려는 문제의식을 가진 한국의 현직 교수들이 재미한인 연구자들과 의기투합하고 있다.
이들은 출신대학과 전공을 초월해 「코리안 워크숍」「남가주 한국학및 한국이민 연구」「북한연구」등 다양한 주제로 모여 활발하게 토론을 전개하고 있다.
조희연(성공회대).이병천(강원대).강정구(동국대).신광영(한림대).김용기(경남대).유팔무(한림대)교수등과 김동춘박사(서울대 지역종합연구소)등 80년대 국내학계 맹장들이 이미 교환교수로 연구활동에 참여하고 있거나 할 예정.
현재 USC교환교수로 대학원에서 강의중인 조희연교수(사회학)는 『한국적 상황에서 생산된 이론을 세계적 이론틀로 재해석하는데 이 지역이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다』며 『한국학에 대한 지원도 한물간 미국인 명망가보다 실질적인성과를 낼 수 있는 이지역의 연구역량에 행해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LA=김창호 학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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