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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殺人더위 18일째 숨막히는 찜통.熱帶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평소 건강하던 金용환(19.대구시서구평리동)군은 지난달 29일 오전11시40분쯤 대구시달서구갈산동 진영엔지니어링 야외작업장에서 크레인 설치작업중 탈수증으로 쓰러져 숨졌다.
대구시중구하서동 張연희(27.여)씨는 연일 계속되는 폭염을 피하기 위해 사무실 냉방기를 종일 틀다 사흘전부터 냉방병 증세를 느껴 1일에는 병원을 찾아야 했다.
대구에서는 최근 탈수증으로 金군을 포함,2명이 숨지고 병원에는 냉방병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더위를 먹은 시민들은 무기력감에 움직이기조차 싫을 정도다.
지난달 15일부터 대구지방에 폭염과 열대야(熱帶夜)가 18일째 계속되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장마가 오락가락하던 지난달 15일 낮 최고기온이 섭씨 30도를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평균 34도의 무더위가 이어지다 같은달 19일에는 36.8도를 기록했다.
지난달 31일에는 최고기온이 37.3도까지 치솟았다.1일에도낮 최고기온이 37도를 기록하는등 최근 10일동안 35도 안팎의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낮기온 뿐 아니라 밤에도 최저기온이 25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 열대야 현상이 겹치자 밤잠을 못이루고 두류공원등 시내 주변 숲과 하천 주변에는 야간 피서인파가 몰려들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이 때문에 냉방기구 사용도 늘어 대구.경북지방의 순간 최대 전력사용량이 지난달 24일 1백92만6천㎾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뒤 지난달 29일에는 2백22만6천㎾로 지난해 최대치보다15%나 웃돌았다.
대구기상대 김창범(金昌範)대장은 『대구지방은 분지형인 탓으로매년 폭염이 계속되지만 80년부터 짝수 해마다 평균 1~2도 높은 온도를 보이고 있다』며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의 한가운데에 있어 이달 중순까지 36도 이상의 고온 과 열대야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구=김선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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