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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뉴스] 몇달치 월급 모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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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몇달치 월급 모아
루이뷔통 가방 사고
아르바이트 뛰어
페라가모 구두 산다.

영문 이니셜 몇 개와
조그마한 로고를 얻기 위해

뼈빠지게 일한 대가를,
고리의 사채를 아끼지 않는다.
남의 것 훔치고
회사 돈 빼돌린다.

불법을 저지르기엔
너무 정직하다면?

오랜 세월 함께한
'짝퉁'이 있지 않은가.
아뿔싸, 짝퉁도 불법이네.

최근 사이버 세상에서
'신종 명품'소동이 났다.

'이탈리아 최고급 브랜드'
'상류층에만 은밀히
유통되는 명품'

아디다스(adidas)를
중국에서 복제한
'디디바오(didibao)'를
네티즌들이 장난삼아 띄웠다.

"어디서 구할 수 있나요"
"백화점 명품관을
다 뒤져도 없어요"
순진한 명품족들이
발을 동동 굴렀다.

20여년 전,
'나이키'를 신을 수 없는
마음을 달래주던
'나이스'운동화를 기억하시는지.

'나이스'가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욕망을 대신 채워줬다면
'디디바오'는
가질 게 너무 많은
시대의 산물 아닐지.

*삼촌 회사에서 경리로 일하던 30세 여성이 6억5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최근 구속됐다. 1년반 동안 하루 200여만원, 휴일엔 1400만원어치의 명품을 샀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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