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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유시인 레너드 코헨,LA근교서 불교수도승 생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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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음유시인 레너드 코헨(61).낭랑한 목소리와 서정적이고 명상적인 노래들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코헨은 지금 미국의 한 불교수도원에서 선승으로 변신해 있다.
코헨은 9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근교 샌 게이브리얼 산중턱(약 2천)의 마운트 발디 수도원에 들어가 머리를 깎고 엄격한 규율을 지키며 참선에 정진하고 있다.그의 일과는 오전2시30분에 일어나 참선.명상에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수 도원 청소와요리등 허드렛일을 거드는등 다른 수도승의 일과와 다름없다.수면시간은 하루에 4시간.다만 그의 방에는 신시사이저가 설치돼 있어 틈틈이 시를 쓰고 작곡에 몰두하는 것이 그의 전력을 짐작케하는 일.
그러나 코헨은 정식으로 불교에 귀의한 것은 아니다.갑작스레 불교 수도원에 들어가게 된 것은 구원의 여인상을 노래한 그의 데뷔곡 『수전』의 실존 모델 수전 엔리코,그리고 25년의 나이차를 극복하고 사랑을 나누었던 영화배우 레베카 드 모네이와의 잇따른 이별에 따른 상심을 극복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유대교 신자로 인터뷰를 통해 『불교 신자가 아니다』고 분명히 말하고 있다.대신 『불교는 나에게 지혜를 가르쳐 주고 영혼을 일깨워 준다』고 불교예찬론을 폈다.
캐나다 몬트리올 태생으로 67년 가수로 데뷔한 코헨은 보브 딜런.우디 거스리.존 바에스등과 함께 당시 유행하던 모던포크음악의 대표적 가수로 꼽힌다.그의 음악은 70년대 초반의 국내 통기타 가수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끼쳤고 『버드 온 어 와이어』『아임 유어 맨』등 많은 히트곡을 남겼다.
그가 다시 속세로 돌아와 수도원 체험을 바탕으로 한 또다른 음악을 발표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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