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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장성택 先攻으로 ‘왕자의 난’은 시작됐다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79호 17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와병은 당장 북한 권력의 향배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

워싱턴 포스트(WP)는 이미 10일 ‘권력투쟁이 진행 중’이라고 했다. 핵심은 ‘왕자들의 움직임’이다.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을 지켜보던 정보 당국은 최근 권력이 요동치는 모습을 이미 포착해 오고 있다. 두드러진 변수는 두 가지다.

첫째는 큰아들 김정남의 평양행이다. 정남은 세자였다. 해외 교육도 받고 견문을 넓혔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북한의 문제, 아버지의 문제’를 알았다. 그는 술에 취하면 큰 소리로 아버지를 비판했다. 아들일지라도 독재자에게 비판은 용납될 수 없다. 아버지의 눈에 벗어난 세자, 정남은 고달프게 해외로 돌았다.

그러던 그가 아버지의 우환 직전 평양으로 돌아왔다. 허락 없이 돌아왔다면 병상의 김 위원장의 통치력에 누수가 생긴 것이고, 그만큼의 권력은 정남의 힘으로 흡수된 것이다. 허락을 받았다면 ‘세습의 시간’만 손꼽고 있는 다른 왕자들에게는 충격이다. 정남의 평양 출현은 ‘왕자의 난’의 서막이다.

두 번째는 김 위원장의 매제, 정남의 고모부인 장성택(1946년생)이다. 장성택은 정남의 든든한 배후다. 그는 김 위원장의 둘째 부인 ‘고영희 그룹’의 견제로 2004년 직무 정지를 당했다 2006년 복귀했다. 당 중앙위원회 근로단체 및 수도건설부 제1부부장을 거쳐 2007년 10월께 당 중앙위원회 행정부장이 됐다. 그런데 당 중앙위 조직지도부에서 행정 부문이 행정부(내각)로 분리됨으로써 군 장악력을 박탈당했다. 더구나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이제강과 이용철은 장성택의 직무정지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사람이다. 장은 권력의 언저리에 놓인 듯했다.

그런데 북한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장 부장이 최근 군을 검열했다”고 전했다. 그가 군을 장악 중이며 권력 핵심에 접근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둘째 부인 고영희의 아들 ‘정철·정운 형제’로 기울어졌다고 여겨진 세습의 흐름에 ‘정남·장성택’이 반격을 하는 것이다.

왕자의 난, 초반 싸움은 정남이 기세를 잡은 모양새다. 한국과 중국의 왕조사에서 병든 권력을 제거하고 권좌에 오른 왕들의 얘기는 찾기 어렵지 않다. 병상의 김 위원장에겐 겁나는 얘기다.

▶이번 주 
●11일 이용준 차관보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 스탄 방문(17일까지) ●15일 요우요드 태국 상원 사무차장 일행 방한(16일까지) ●17일 헤이저 ESCP 사무총장 방한(19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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